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시티의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가 아스널과의 경기 도중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해 이번 시즌 전체를 결장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로드리는 지난 22일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오른쪽 무릎을 잡고 쓰러져 21분 만에 교체됐다.
로드리는 코너킥 상황에서 토마스 파티의 마크를 받으며 전방으로 달려들다 넘어졌고, 즉시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걸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지만, 추가 검사 결과 심각한 부상으로 밝혀졌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선수 측근들은 이번 시즌 전체를 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로드리의 부상은 맨시티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디 애슬레틱'의 샘 리 기자는 "로드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시티의 가장 중요한 선수이며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 로드리가 결장한 4경기에서 시티는 3패를 기록했고, 유일한 승리도 루턴 타운을 상대로 한 경기였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이번 부상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손실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클럽에 대해 사람들이 의심할 때마다 우리는 그것을 깨뜨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로드리의 부상은 과도한 경기 일정에 대한 선수들의 우려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로드리는 부상을 당하기 불과 며칠 전, 선수들이 과도한 경기 일정으로 인해 파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40~50경기가 선수가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적정 수준"이라며 "그 이상이 되면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 첼시의 엔조 마레스카 감독, 아스톤 빌라의 주장 존 맥긴 등 많은 선수와 감독들이 로드리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그러나 UEFA 회장 알렉산더 체페린은 "경기를 줄이면 돈을 덜 받게 된다"며 선수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팀 스피어스 기자는 "로드리의 부상은 한계에 다다른 스포츠의 징후이며, 우리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며 "구단은 선수들의 복지에 대해 고려하기보단 UEFA나 FIFA 대회의 추가 경기에 대한 돈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미디어와 팬들은 계속해서 모든 축구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비판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최대 75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10번의 국가대표 경기까지 더하면 로드리나 베르나르도 실바 같은 선수들은 8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85경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이는 4일에 한 경기꼴로 뛰는 셈이다.
FIFA는 웹사이트를 통해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의 건강과 웰빙 보호"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클럽 월드컵을 32개 팀으로 확대하는 등 오히려 일정을 더 늘리고 있다. UEFA 역시 챔피언스리그를 36개 팀으로 확대했고, 월드컵도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어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드리의 부상은 축구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스피어스 기자는 "언젠가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며 "부상이 급증하거나, 조기 은퇴가 늘어나거나, 피로로 인해 축구의 질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맨시티는 로드리 없이 25일(현지시간) 왓포드와의 카라바오컵 경기에 나선다. 이어 2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제 로드리의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마테오 코바치치나 일카이 귄도안 등이 로드리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되지만, 로드리만큼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샘 리 기자는 "시티는 지금까지 어떤 선수가 빠져도 잘 적응해 왔다"면서도 "로드리의 부재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드리의 부상은 단순히 한 선수의 문제를 넘어 현대 축구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과도한 경기 일정, 선수들의 건강과 웰빙, 그리고 축구의 질적 향상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로드리의 말처럼 "돈과 마케팅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축구계 전체가 깨달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