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 성과를 냈지만 칼바람을 피해갈 순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가 끝나기 무섭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은 1일 오전 이병규 퓨처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5명과 베테랑 선수 7명의 재계약 불가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병규 퓨처스 감독이다. 박진만 감독의 제안으로 2023년 수석코치로 합류한 이 감독은 올해도 수석코치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스윕패를 당한 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정대현 퓨처스 감독과 보직을 맞바꿨다. 재계약 불가는 이때부터 예고된 수순이었다.
코칭스태프에서는 이 감독 외에도 타치바나 요시이에 1군 타격코치, 이정식 퓨처스 배터리 코치, 강봉규 육성군 타격코치, 권오준 재활군 코치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타치바나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로 이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정비도 함께 이뤄졌다. 투수진에서는 장필준, 김태우, 홍정우, 김시현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해외파 출신' 장필준은 삼성에서만 10시즌을 뛰며 345경기 17승 29패, 42세이브, 47홀드, 평균자책 5.29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군 1경기 출전에 그치며 방출의 수순을 밟게 됐다.
타자 중에서는 우타 거포 김동엽의 방출이 주목된다. 통산 657경기에서 타율 0.268, 92홈런, 316타점을 기록한 김동엽은 세 차례나 한 시즌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강력한 장타력을 과시했으나, 올 시즌 1군 8경기 출전에 그치며 팀을 떠나게 됐다. 내야수 김동진, 외야수 이재호도 재계약 명단에서 제외됐다.
삼성 구단은 "이번 선수단 개편과 함께 추후 정비를 통해 2025시즌 선수단 역량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구계에선 삼성 구단 사장과 단장을 중심으로 한 프런트 신진 세력이 주도권을 쥐고 구단 개편, 선수단 개편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기가 1년 남은 박진만 감독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