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와 역대 최장기간-최대규모의 계약을 맺은 소토(사진=MLB.com)
뉴욕 메츠와 역대 최장기간-최대규모의 계약을 맺은 소토(사진=MLB.com)

 

[스포츠춘추]

뉴욕의 만년 2인자 메츠가 후안 소토와의 15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943억원) 계약으로 뉴욕 야구의 새 시대를 열었다. 양키스가 제시한 16년 7억6000만 달러(약 1조868억원)를 뿌리치고 메츠를 선택한 소토의 결정은 63년간 지속된 '양키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상징적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ESPN의 버스터 올니 기자는 12월 9일(한국시간) 기사에서 "이는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자신의 재정적 힘을 처음으로 맨주먹으로 휘두른 사례"라고 분석했다. 같은 매체의 알덴 곤잘레스 기자는 "메츠는 창단 이래 뉴욕시의 열등한 야구 프랜차이즈로 존재해왔고, 끊임없이 양키스의 상징적 그림자 아래 살아왔다"며 "양 팀이 가장 원했던 선수 영입전에서 메츠가 양키스를 제친 것은 코헨 체제 하의 메츠가 어떤 조직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계약은 금액만 놓고 보면 과도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소토의 나이와 능력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투자라고 평가했다. 팬그래프의 댄 짐보르스키 칼럼니스트는 "ZiPS 시스템은 소토의 15년 계약 가치를 7억1900만 달러(약 1조284억원)로 평가한다"며 "부자 구단 간의 영입 경쟁에서 이 정도 금액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짐보르스키는 "소토와 가장 비슷한 사례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더 정확히는 그의 첫 번째 계약"이라며 "메가스타와 계약할 기회 자체가 드물지만, 그들의 전성기 시즌이 대부분 뒤가 아닌 앞에 있을 때 계약할 기회는 더욱 드물다"고 설명했다. 팬그래프의 분석에 따르면, 만약 소토가 2025년에 26세가 아닌 30세였다면 예상 계약 가치는 3억1200만 달러(약 4462억원)로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고 한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소토가 폴 몰리터, 에드가 마르티네스, 데이비드 오티즈처럼 40세까지도 타격 파괴력을 유지할지, 아니면 알버트 푸홀스와 켄 그리피 주니어처럼 30대 중반에 급격한 하락세를 겪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젠탈은 "이런 계약들의 가치는 초반 시즌에 있다"며 "한 라이벌 팀 감독은 소토가 최소 10년은 좋은 활약을 보일 것이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팬그래프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구체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현재 201개의 통산 홈런을 기록 중인 소토는 6년 후에도 5승 이상의 WAR을 기록하고, 10년이 지난 후에도 4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일반적인 선수들의 예측 패턴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벤 클레멘스 칼럼니스트는 "예측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소토가 앞으로 10년 동안은 뛰어난 활약을 보이다가 그 이후부터 서서히 둔화될 것이란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6세 소토가 얼마나 뛰어나면, 차츰 평균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는 예측 시스템이 36세가 됐을 때도 올스타급 활약을 할 거라고 전망할까?"라며 소토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소토는 이미 MLB 데뷔 이후 .406의 출루율과 .923의 OPS를 기록했고, 19세의 루키 시절부터 이런 탁월한 성적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낙관적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벤 클레멘스는 "소토는 타자들의 타자"라며 "그의 선구안은 MLB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며, 이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경쟁 구도도 재편할 전망이다. ESPN의 알덴 곤잘레스 기자는 "브레이브스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와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복귀하고, 필리스는 여전히 강력한 팀이며, 이제 메츠가 확실히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분석했다. 프란시스코 린도어, 소토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에 마크 비엔토스까지 가세하면서 메츠의 공격력은 한층 강화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빈 번스 영입과 피트 알론소 재계약, 불펜 보강 등 추가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소토의 메츠 이적은 중계권 수익 증가와 구단 가치 상승으로 대변되는 MLB의 성장을 보여주는 결과다. 약 25년 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10년 2억5200만 달러(약 3604억원) 계약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규모였지만, 소토의 계약과 비교하면 소박해 보일 정도다.

지난해 역대 신기록을 세운 오타니 쇼헤이의 7억 달러 계약도 불과 1년 만에 소토에 의해 갱신됐다. 새로운 노사 협약과 TV 중계권 계약이 예정된 5년 후에는 이러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토의 계약에 포함된 5년 후 옵트아웃 옵션이 이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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