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야구연맹 회장에 도전하는 배우 김승우(사진=스포츠춘추 DB)
리틀야구연맹 회장에 도전하는 배우 김승우(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소문난 야구광' 배우 김승우가 위기의 한국리틀야구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김승우는 12월 17일 소속사 더퀸AMC를 통해 "대한민국 야구의 소중한 자산인 리틀야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꼈다"며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선거는 한국리틀야구연맹 역사상 처음으로 복수 후보가 경합하는 의미 있는 선거다. 그동안은 단독 후보가 출마한 뒤 결격사유 심사만 거쳐 회장을 추대해왔다. 김승우 후보와 현 유승안 회장이 입후보한 가운데, 18일 전국 대의원들의 투표로 당락이 결정될 예정이다.

김승우의 이력은 단순한 연예인의 스포츠계 진출과는 차별화된다. 그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20년간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에서 선수이자 구단주로 활동해왔다. 특히 알루미늄 배트가 일반적인 사회인야구에서 나무 배트를 고집하며, 경기중 손가락 인대가 끊어져 수술대에 오를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이런 야구 사랑을 인정받아 MBC 스포츠플러스 야구 예능 '스톡킹'에 비경기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출연하기도 했다.

스포츠 경영 분야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김승우는 수원대학교에서 체육학 학사와 스포츠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이끄는 플레이보이즈는 2008년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사 미즈노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프로야구 OB팀과 친선경기를 성사시키는 등 '연예인 야구단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은 1990년 대한야구협회(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독립해 출범했다. 제3~5대 한영관 회장 시절 폭발적인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며 2016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 리틀야구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리틀야구계 한 관계자는 "최근 4년간 코로나19 여파와 인구 감소가 겹치며 선수가 대폭 감소했다"며 "국제대회에서도 부진을 거듭하면서 한국리틀야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제대회 부정선수 등록으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출전 자격이 박탈되는 등 국제적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었다. 한 지역에 복수 팀 창단을 허용한 결정으로 기존 팀들이 선수난을 겪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내부적으로 해결할 문제도 적지 않다. 

김승우는 리틀야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중학교 1학년 이중등록 문제를 지목했다. "세계리틀야구연맹은 중학교 1학년까지 리틀야구 활동을 허용하지만, 한국에선 내년부터 이중등록 선수로 분류돼 리틀야구 출전이 불가능해질 위기"라며 "10여 명의 선수 중 6학년이 대부분인 팀의 경우, 내년 이 선수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 선수 부족으로 팀을 해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승우는 ▲중학교 1학년 이중등록 문제 해결 ▲한-일, 한-타이완(대만), 한-미 리틀야구 국제 교류전 활성화 ▲스폰서 유치 확대 ▲투명한 재정 운영 ▲선수 수급 개선을 위한 대중 미디어 활용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승우는 리틀야구의 대중화 전략도 제시했다. "과거 '축구왕 슛돌이'가 축구 인기를 높였던 것처럼, 방송을 통해 리틀야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한일, 한미 리틀야구 교류전 등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국제 무대를 경험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세계의 또래 친구들과 야구를 통해 소통하고 우정을 나누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승우 후보의 선거 공약(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김승우 후보의 선거 공약(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왜 하필 리틀야구인가'라는 질문에 김승우는 "누가 알아주는 자리였으면 안 나갔다"며 "알아주는 자리가 아니니까 '내가 더 열심히 준비하면 아이들에게 더 좋은 야구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겠구나'는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리틀야구는 프로야구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무대"라고 강조했다.

리틀야구계에서는 김승우의 공약에 대해 "매우 실질적이면서 현실적인 공약"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승우는 "30년간 쌓아온 국내외 연예계 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리틀야구의 대중적 관심도를 높이고,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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