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리빙 레전드' 다나카 마사히로(36)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다나카는 25일 도쿄 도내 모 호텔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것을 증명하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21분간 진행된 이날 회견에서 다나카는 네이비 스트라이프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어릴 적부터 팬이었던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돼 영광"이라며 "요미우리가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표명했고,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날 다나카의 등번호를 '11번'으로 확정 발표했다. 다나카는 "11번을 제안받자마자 사이토 마사키 선배가 떠올랐다"며 "어린 시절 좋아했던 투수의 등번호를 물려받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다나카는 지난 시즌 오른쪽 팔꿈치 수술 여파로 1경기만 등판했고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라쿠텐은 지난해 2억6000만 엔(약 24억원)이었던 연봉을 5000만 엔(약 4억7000만원)으로 대폭 삭감 제안했고, 다나카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자유계약을 선택했다. 다나카의 이번 계약은 기본 연봉 1억6000만 엔에 성과급을 더한 1년 계약이다.
일본과 MLB 통산 197승을 기록 중인 다나카는 "지난 몇 년간 계속 200승 달성에 대해 질문받고 답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이제는 해결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3승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노스케 감독 역시 "3승만 더하면 200승이란 사실이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는 다나카에게 두 자릿수 승리를 기대한다"며 "10승 10패로는 안 된다. 패보다 많은 승수를 올릴 수 있는 투수라는 걸 알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2013년 라쿠텐에서 24승 무패의 전설적인 기록을 세운 다나카는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전경기에서 승리한 적도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그때와 비교하면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오프시즌에도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의 다나카 영입은 MLB로 떠나는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포석이다. 아베 감독은 "스가노가 떠나면서 투수진의 리더가 필요했다. 다나카의 경험과 실적이 우리 팀에 꼭 필요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요미우리에는 도고에 쇼세이, 야마자키 이오리 등 젊은 선발진이 포진해 있다. MLB에서 포스트시즌 호투로 '빅게임 피처'로 불린 다나카의 경험이 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요미우리 주전포수 사카모토 하야토(36)와 인연도 화제가 됐다. 다나카는 초등학교 시절 효고현의 한 소년야구팀에서 사카모토와 배터리를 이뤘다. 다나카는 "상상도 못했는데, 같은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며 "어제 저녁에 연락했더니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