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김하성에겐 재도약을 위한 쿠션계약이지만, 탬파베이에겐 과감한 도박이다."
MLB 통계 분석매체 팬그래프의 데비 앤드류스가 김하성(29)의 탬파베이 레이스 계약이 갖는 양면성을 지적했다. 연평균 1450만 달러(203억원)의 계약 규모는 최근 3시즌 동안 10.5 WAR을 기록한 김하성의 가치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 탬파베이의 입장에선 파격적인 투자라는 분석이다.
탬파베이는 30일(한국시간) 김하성과 2년 총액 2900만 달러(406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첫해인 2025시즌에 1300만 달러와 325타석 달성 시 최대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고, 2026시즌엔 160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첫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앤드류스는 "이번 계약은 김하성에게는 '쿠션계약'(더 좋은 계약을 위한 징검다리 성격의 단기 계약)이면서, 탬파베이에게는 상당한 모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스몰마켓) 구단이 이정도 규모의 계약금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탬파베이가 김하성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하성이 지난해 8월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아직 복귀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변수다. 에이전트는 5월 복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지만,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AJ 프렐러 단장은 "5월에서 7월 사이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수적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탬파베이가 이례적인 고액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절박한 로스터 보강 필요성이 있었다. 탬파베이는 주전 유격수였던 완더 프랑코가 성폭행 혐의로 사실상 리그에서 퇴출당한 상황이다. 또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21)는 더블A에서 30%에 가까운 삼진율을 기록했고, 아직 트리플A 경험도 없다"며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앤드류스의 설명이다.
앤드류스는 "이번 시즌 탬파베이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니어 카미네로의 타격 성장, 얀디 디아즈와 크리스토퍼 모렐의 2023년 수준 재현, 그리고 선발진의 도약이 모두 필요하다"며 "이런 많은 변수가 한꺼번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새로 영입한 김하성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끝으로 앤드류스는 "만약 김하성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1년 뒤) 다시 FA 시장에 나설 수 있고, 부진할 경우 2026시즌이 그의 가치를 입증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이 성공적으로 복귀할 경우 약 2200만 달러(308억원) 규모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해 지명권 보상을 노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