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오는 26일 치러진다. 3일 구성된 새 선거운영위원회가 4시간의 1차 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1월 8일 선거가 중단된 지 한 달 만의 재개 결정이다.
당초 선거는 법원이 허정무 후보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중단됐다. 법원은 선거운영위원 명단 비공개, 선거인단 구성 불투명성, 규정상 194명이어야 할 선거인단이 173명으로 축소된 점 등을 지적하며 "선거의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11명으로 구성된 새 선거운영위는 중앙선관위 출신 3명, 법조계 3명, 학계 2명, 언론인 3명이 참여했다. 위원장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지낸 박영수 위원이 맡았다.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선거 재개'로 규정, 정몽규·허정무·신문선 3명의 후보자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선거인단 구성 기준도 당초 계획을 유지한다. 시도협회장, 전국연맹 회장, K리그1 대표이사 등 당연직 대의원 34명과 각 단체 임원 1명씩의 선거인단은 기존 명부를 따른다. 선수, 지도자, 심판 등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한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은 "선거 지연으로 협회의 중요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어 정 회장은 "선거 지연을 위한 허위 사실 주장,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의 정관을 존중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이 선거운영위원 명단 비공개와 선거인단 구성 불투명성 등 협회 주관의 선거 제도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발언은 적반하장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다른 후보들은 선거 공정성 제고를 위한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허정무 후보는 "26일에는 전국 유소년팀부터 대표팀까지 경기를 쉬게 해 선거권을 자유롭게 행사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신문선 후보도 "선거인단을 194명에서 300명으로 늘려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 모두 선거인단의 실질적 참여 보장이 이번 선거의 핵심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선거운영위는 8일 2차 회의에서 선거 장소와 세부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