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슈퍼볼을 거머쥐었다(사진=필라델피아 이글스 SNS)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슈퍼볼을 거머쥐었다(사진=필라델피아 이글스 SNS)

 

[스포츠춘추]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2년 전 슈퍼볼 패배의 아픔을 화려한 복수극으로 마무리했다. 철벽 수비와 제일런 허츠의 MVP급 활약을 앞세워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40대 22로 완파하며 프랜차이즈 두 번째 슈퍼볼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글스는 2월 10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 수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LIX)에서 NFL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한 디펜딩 챔피언 치프스를 철저히 봉쇄했다. 이글스는 전반전에만 24점을 뽑아내며 슈퍼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전반전 점수 차를 기록, 일찌감치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ESPN의 댄 그라지아노 기자는 "현대 NFL이 공격 중심으로 변모했다고는 하지만, 이날 이글스는 '수비가 챔피언십을 결정한다'는 옛 감독들의 격언을 완벽하게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글스의 수비진은 NFL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패트릭 마홈스를 철저히 봉쇄했다. 마홈스는 전반전 패스 33야드, 러싱 3야드에 그쳤고, 6차례의 태클과 11차례의 히트를 당하며 2개의 인터셉션과 1개의 펌블을 기록하는 등 NFL 7년 커리어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공격진을 이끈 허츠는 MVP 수상에 걸맞은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17차례의 패스 시도 중 12개를 성공시켜 221야드를 기록했고, 11차례의 러싱에서 72야드를 추가하며 3개의 터치다운을 만들어냈다. 특히 3쿼터 말미 디본타 스미스에게 연결한 46야드 터치다운 패스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날의 우승은 허츠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2023년 슈퍼볼 LVII에서 304야드 패스와 4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하고도 치프스에 35대 38로 패했던 그는, 전반전 결정적인 펌블 실책에 대해 팀원들에게 사과했지만 오히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격려를 받았다. 디 애슬레틱의 잭 키퍼 기자는 "당시 허츠가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승리하든지, 아니면 그것을 교훈으로 삼든지 둘 중 하나'라는 말을 반복했다"며 "그 패배가 그를 더 강한 선수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MVP로 선정된 제일런 허츠(사진=필라델피아 이글스 SNS)
MVP로 선정된 제일런 허츠(사진=필라델피아 이글스 SNS)

이날 승리로 이글스는 지난 시즌 막판의 6승 1패 부진과 와일드카드 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도 씻어냈다. 특히 이적생 세이콴 바클리는 이날 57야드를 추가하며 시즌 총 2,504야드로 NFL 역대 최다 러싱 야드 기록을 수립했다. 닉 시리아니 감독은 "지난해의 실패가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우리가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패배로 치프스는 NFL 역사상 첫 슈퍼볼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빈스 롬바르디가 이끈 1965-67년 그린베이 패커스 이후 NFL에서 3년 연속 챔피언이 된 팀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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