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 DNA'를 상징하는 알렉스 브레그먼이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는다. ESPN과 '디 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브레그먼이 보스턴과 3년 총액 1억2천만 달러(1,68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보스턴의 과감한 투자를 보여준다. 연평균 4천만 달러(560억원)의 계약 조건은 다른 구단들의 제시액보다 평균 1천만 달러(140억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매 시즌 후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브레그먼의 보스턴행은 알렉스 코라 감독과의 재회로도 주목받는다. 코라 감독은 과거 휴스턴의 벤치코치 시절 브레그먼을 지도했으며, 이번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휴스턴에 입단한 브레그먼은 빅리그 입성 후 줄곧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타율 0.275, 출루율 0.376, 장타율 0.488에 157홈런, 554타점을 기록했고,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34.2승으로 이 기간 전체 야수 중 8위에 올랐다.
2018-19시즌에는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이 기간 마이크 트라웃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팬그래프 기준 WAR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올스타전 MVP와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선수임을 입증했다.
브레그먼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이다. 휴스턴에서 4차례의 아메리칸리그 우승과 2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으며, 현역 선수 중 호세 알투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9경기(434타석)의 포스트시즌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은 이번 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개릿 크로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워커 뷸러와 FA 계약을 맺어 투수진을 강화했으며, 브레그먼 영입으로 타선까지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브레그먼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팀의 우승 도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만 포지션 조정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2020년부터 3루수만 전담해온 브레그먼이지만, 현재 보스턴의 3루수 자리는 라파엘 데버스가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브레그먼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브레그먼이 필요하다면 2루수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