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재건을 선언한 아모림 감독(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유 재건을 선언한 아모림 감독(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수년간 지속된 재정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경기장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맨유는 올해 여름 250명 감원에 이어 추가로 150~2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맨유가 월요일 오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직원들에게 추가 구조조정 소식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런던 사무소 인력이 축소되고 직원식당이 폐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짐 래틀리프가 2024년 2월 지분 일부를 인수해 클럽 운영권을 확보한 이후, 맨유는 강도 높은 비용 절감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클럽은 2018-19시즌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총 3억 7,300만 파운드(약 6,500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맨유의 오마르 베라다 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 5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우리의 두 가지 주요 우선순위는 팬들을 위한 경기장 성적과 시설 개선이다.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러한 목표에 투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번 감원은 연간 약 3,600만 파운드(약 63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가장 많은 1,14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는 맨체스터 시티(611명), 리버풀(1,008명), 첼시(872명), 아스널(723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맨유의 재정 문제는 방만한 이적시장 지출과 불안정한 경기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디 애슬레틱의 마크 크리츨리 기자는 "2024-25시즌 현재까지 2,630만 파운드(약 460억원)의 손실 중 1,450만 파운드(약 254억원)는 에릭 텐 하흐 감독과 그의 코치진, 그리고 스포팅 디렉터 댄 애쉬워스의 경질 보상금으로 지출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맨유의 부채는 7억 3,400만 파운드(약 1조 2,850억원)에 달하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2005년 글레이저 가문의 논란이 된 차입 매수(LBO)와 관련된 것이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 시즌 맨유는 이자 비용으로만 3,720만 파운드(약 651억원)를 지출했으며, 글레이저 인수 이후 총 8억 4,760만 파운드(약 1조 4,800억원)의 이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모기업 이네오스(INEOS)의 비용 절감 조치는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지난 10월에는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의 연간 200만 파운드(약 35억원) 홍보대사 역할도 종료됐으며, 다른 전 맨유 선수들과 전 CEO 데이비드 길의 홍보대사 보수도 삭감됐다"고 한다.

회사 신용카드 회수, FA컵 결승전 무료 교통 및 숙박 혜택 중단, 연례 사무실 크리스마스 파티 취소 등의 조치도 시행됐다. 디 애슬레틱은 "팬들에게도 영향이 미쳐 유럽 원정 경기 티켓 수령 서비스가 중단됐고, 18세 미만 및 65세 이상 할인 혜택을 폐지하는 등 시즌 중 티켓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텐 하흐 감독 후임으로 부임한 루벤 아모림 감독은 이번 구조조정이 클럽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했다. 영국 현지 매체 수요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아모림은 22경기에서 9승 4무 9패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료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는 것은 항상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구단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아모림 감독은 말했다. "우리는 클럽으로서 어떻게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 이해해야 한다. 팀의 부진한 성적이 한 원인이다. 우리가 모든 클럽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클럽 내부에서는 심각한 재정난이 경기력 부진과 악순환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 애슬레틱은 "감원 조치와 경기장 외 비용 절감으로 단기적 위기를 넘기더라도, 맨유가 진정한 재건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성적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림 감독은 "우리는 클럽 내에서 그리고 경기장에서 어려운 시기에 있다. 이런 감정에 맞서 싸우고 우리의 일을 해야 한다. 팀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요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홈경기를 앞둔 아모림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홈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길 바란다. 팬들은 놀랍고,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할 때마다 지지를 느낀다.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새로운 경기,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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