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예견했던 일이 벌어졌다. LA 다저스 좌완 블레이크 스넬(32)이 5년 계약 후 단 두 번의 등판 만에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다저스는 4월 7일(한국시간) 스넬을 왼쪽 어깨 염증으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트리플A에서 맷 사우어를 콜업했다.
이날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경기를 앞둔 다저스 클럽하우스엔 어두운 분위기가 흘렀다. 스넬은 불펜 피칭을 마친 후 토마스 앨버트 수석 트레이너와 함께 브랜든 곰스 단장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이어 마크 프라이어 투수 코치와도 대화가 오갔다. 약 한 시간 후 다저스는 스넬의 IL행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부상은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1억8,200만 달러(약 2,54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두 차례 사이영상 수상자에게 우려스러운 신호다. 다저스는 이번 조치가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스넬의 복귀 시점이나 정밀 검사 여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스넬은 올 시즌 두 경기에서 9이닝 동안 7실점(2자책)을 기록했으며, 삼진(4개)보다 볼넷(8개)을 두 배나 많이 허용했다. 특히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 지난해 95.9마일(약 154.3km)에서 올해 94.8마일(약 152.6km)로 떨어진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후 스넬은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고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넬의 부상으로 다저스는 내부 선발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로키 사사키를 일주일에 한 번씩만 등판시키는 로테이션 특성을 고려할 때, 스넬의 공백을 메울 대체 선발이 필요하다. 랜던 낵과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며, 트리플A 재활 중인 토니 곤솔린도 옵션으로 거론된다.
스넬의 IL행은 그의 커리어 10년 동안 10번째 부상자 명단 등재다. 특히 스넬은 시즌 초반에 약한 경향을 보여왔다. 커리어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555.2이닝에서 평균자책 3.95를 기록한 반면, 후반기 500이닝에서는 2.32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에도 스넬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스프링 트레이닝 후반에 합류해 시즌 초반 3개월을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이후 80.1이닝 동안 평균자책 1.23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스넬은 자이언츠와의 계약 마지막 해(3,000만 달러)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섰고, 다저스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다저스는 스넬 외에도 클레이튼 커쇼(발가락/무릎 수술)와 에밋 시한(토미 존 수술)이 시즌 후반에나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타니 쇼헤이도 마운드 복귀를 위해 천천히 몸을 만들고 있지만, 실제 투수로 등판하기까지는 최소 몇 개월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저스는 이론적으로 작년과 같은 투수 줄부상을 견딜 만한 뎁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스넬의 부상은 내구성에 의문이 있는 많은 투수들로 구성된 로테이션을 관리하는 어려움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