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레버쿠젠을 무패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이끈 샤비 알론소(43) 감독이 시즌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알론소는 5월 10일(한국시간)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클럽과 나는 앞으로 남은 두 경기가 나의 레버쿠젠 감독으로서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며 "지금이 팀을 떠날 적기"라고 밝혔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브라질 대표팀 이적설이 나오는 가운데, 스페인 현지 매체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가 안첼로티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알론소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알론소는 레알과 3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바스티안 파릴라 수석코치와 알베르토 엔시나스 피지컬 코치도 함께 동행할 예정이다.
2022년 10월 레버쿠젠에 부임한 알론소는 2026년까지 계약이 남아있었지만, 클럽은 그의 요청에 따라 계약 단축에 합의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론소는 놀라운 일을 해냈으며,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임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에게 문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알론소는 과거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에서 활약한 레전드 미드필더로, 2014년 레알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7년 은퇴 후 레알 마드리드 후베닐 A와 레알 소시에다드 B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감독으로는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서 53경기에서 단 한 번만 패하며(유로파리그 결승전) 구단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과 독일컵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는 뮌헨에 우승을 내줬지만, 32경기에서 단 두 번만 패하며 분데스리가 준우승을 확정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만 알론소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의 궁합이 잘 맞을지는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알론소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전술이 음바페와 비니시우스처럼 자유롭게 뛰는 레알 선수들과 상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첼로티가 선수들의 자유를 존중한 반면, 알론소는 3-4-2-1 포메이션에서 점유율과 역습 압박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역사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안첼로티나 지단과 같은 실용주의 감독들이 성공을 거둔 반면, 베니테스, 로페테기 같은 시스템 중심 감독들은 모두 실패했다. 주드 벨링엄이 "많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한 안첼로티의 방식이 과연 알론소의 체계적인 접근법으로 얼마나 잘 대체될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알론소는 "남은 두 경기에서 (레버쿠젠과) 뜻깊은 작별을 나누고 싶다"면서 "지금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홈 경기에서 선수들과 함께 의미 있는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며 "이 기간 동안 이룬 것에 대해 행복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라리가 2위(34경기 23승 6무 5패·승점 75), 코파 델 레이 준우승,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 등 성적을 기록하며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