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을 때린 김혜성(사진=MLB.com 중계화면)
첫 홈런을 때린 김혜성(사진=MLB.com 중계화면)

 

[스포츠춘추]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동료들은 침묵 세리머니가 아닌 '해바라기씨 세리머니'로 유쾌하게 첫 홈런을 축하했다. 

김혜성은 5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2대 3으로 뒤진 5회 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장을 한 바퀴 돈 김혜성은 홈 플레이트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그의 첫 홈런을 기다렸다는 듯 동료들은 다저스 특유의 홈런 축하 세리머니로 유명한 '해바라기씨 세례'를 선사했다. 김혜성은 두 팔을 벌리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해바라기씨를 즐겼다.

이 독특한 세리머니는 지난해 다저스에 합류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도입한 것으로, 이제는 팀을 대표하는 축하 방식이 됐다. 에르난데스는 201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처음 이 전통을 시작했으며, 다저스 합류 후에도 이어오고 있다.

이날 김혜성은 2회 첫 타석에서도 내야 안타를 기록해 2타수 2안타 1홈런으로 활약했다. 수비에서도 4회초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좌중간으로 향하던 루이스 우리아스의 타구를 백핸드로 낚아채 재빠르게 1루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김혜성은 6회 말 2사 1루에서 상대 왼손 투수가 등판하자 대타 미겔 로하스로 교체됐다.

김혜성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다저스는 6회 로하스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8회 무키 베츠의 2타점 2루타와 맥스 먼시의 3점 홈런 등으로 9대 3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28승 15패로 동부의 뉴욕 메츠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전체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1월 다저스와 3+2년 총액 2200만 달러(약 320억 원) 계약을 맺고 미국에 진출한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2할 초반에 그치며 힘든 적응기를 보냈지만, 트리플A에서 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바뀐 타격폼에 빠르게 적응했다. 지난 4일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빅리그에 콜업, 현재까지 11경기에서 25타수 9안타 타율 .360, OPS .840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MLB 공식 사이트는 "김혜성의 등장곡은 K-POP 밴드 데이식스의 'Welcome to the show'"라며 "KBO리그에서 8시즌을 보낸 뒤 MLB 무대를 밟은 김혜성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혜성은 빅리그 합류 이후 빠른 발과 정교한 콘택트 능력, 그리고 밝은 성격까지 더해 팀에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혜성이 빅리그 로스터에 계속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LB.com은 "부상으로 빠진 에드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모두 다음 주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혜성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김혜성의 활약이 팀 내 입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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