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2025 FIFA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둘러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란 출신 타레미는 군사 충돌로 출전이 무산된 반면, 과거 범죄 기록으로 비자가 거부됐던 아르헨티나의 코스타는 특별비자를 받아 극적으로 대회 참가가 확정됐다.
AP통신은 6월 15일(한국시간) "인터 밀란의 이란 출신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충돌로 인한 공항 폐쇄로 클럽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타레미는 현재 테헤란에서 발이 묶인 상태로, 18일 몬테레이와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은 물론 대회 전체를 통틀어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틀간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다. 14일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사우스파스 가스전을 공습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을 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습은 단순한 핵시설 타격을 넘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정조준한 첫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고조된 군사적 긴장으로 이란 내 모든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타레미는 11일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골을 넣으며 이란의 3대 0 승리에 기여한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훈련 중인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4일 예정된 항공편을 타지 못하면서 대회 참가가 무산됐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 밀란이 이란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과 접촉해 타레미의 출국을 시도했으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2024년 포르투에서 인터로 이적한 타레미는 역대 처음 인터 유니폼을 입은 이란 선수로, 지난 시즌 43경기에서 3골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타레미는 육로 이동도 지속적인 폭격으로 위험해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출전 불발 위기에 놓였던 보카 주니어스의 아일톤 코스타는 26일짜리 특별비자를 받고 극적으로 대회 참가가 확정됐다. 보카 주니어스 홍보팀장은 15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타가 미국 이민 당국으로부터 특별비자를 발급받아 클럽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코스타는 2018년 강도 사건에 연루돼 2023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미국 정부는 그가 여전히 집행유예 기간에 있다는 점을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었다. 범죄 기록이 있는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일반적인 조치다.
하지만 보카 측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단기 특별비자가 발급되면서 코스타는 17일 벤피카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왼쪽 풀백과 중앙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인 코스타는 올 1월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보카로 이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