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벅스가 베테랑 스타 가드 데미안 릴라드를 전격 방출했다.
밀워키 벅스가 베테랑 스타 가드 데미안 릴라드를 전격 방출했다.

 

[스포츠춘추]

9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NBA 스타 데미안 릴라드가 커리어 11년을 보낸 친정 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로 돌아간다. 아킬레스 부상과 방출이라는 시련 끝에 맞은 재회다. 

릴라드의 복귀는 ESPN의 샴스 샤라니아 기자의 7월 18일(한국시간) 보도로 확인됐다. ESPN은 3년 4200만 달러, 디 애슬레틱은 3년 4500만 달러로 보도했다. 금액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략 3년 588억~630억원 규모다. 2027-28시즌 선수 옵션과 노트레이드 조항까지 딸려 있다. 현재 NBA에서 진정한 노트레이드 조항을 가진 선수는 릴라드와 르브론 제임스뿐이다. 

밀워키 벅스는 자유계약 센터 마일스 터너를 영입하려고 릴라드를 방출했다. 남은 계약금 1억1300만 달러(약 1582억원)는 5년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35세 베테랑에겐 청천벽력이었겠지만, 포틀랜드는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소식통들은 "릴라드와 포틀랜드 양측 모두 최근 몇 주 동안 재결합을 간절히 원했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아이콘인 릴라드, 조 크로닌 단장, 천시 빌럽스 감독이 여러 차례 만나 새 출발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다. 단합을 다지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였다.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를 올린 릴라드(사진=데미안 릴라드 SNS)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를 올린 릴라드(사진=데미안 릴라드 SNS)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릴라드는 과연 포틀랜드가 원하는 릴라드일까, 아니면 릴라드 자신이 원하는 릴라드일까.

릴라드의 2025-26시즌 총급여는 포틀랜드와 밀워키 분할지급분을 합쳐 7000만 달러(약 980억원)다. 향후 2년간 총 1억4100만 달러(약 1974억원)를 받는다. 2027년 옵트아웃을 앞두고 있어 유연성도 확보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다.

문제는 릴라드의 몸 상태다. 지난 4월 말 벅스의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왼쪽 아킬레스가 파열됐다. 5월 초 수술을 받았고, 2025-26시즌을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35세에 아킬레스 부상이라니. 복귀 후의 경기력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릴라드에겐 포틀랜드로의 복귀가 최우선이었다. 가족과 자녀들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NBA 우승 후보팀들로부터 중간급 예외조항이나 최저연봉 제안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결국 고향을 택했다. 우승보다 가족을 선택한 셈이다.

릴라드는 포틀랜드에서 11시즌을 보내며 7차례 올스타, 7차례 올-NBA팀에 선정됐다. 팀을 8차례 플레이오프에 이끌었고, 2018-19시즌엔 서부 컨퍼런스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팀 역사상 득점 1위(19,376점), 3점슛 성공 1위(2,387개), 어시스트 2위(5,151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치상으론 포틀랜드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우승은 없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55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7차례나 되지만, 우승반지는 한 개도 없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이런 기록을 가진 선수는 릴라드가 유일하지만, 역설적으로 우승 없는 스타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포틀랜드는 2023년 릴라드를 밀워키에 보내며 즈루 홀리데이, 투마니 카마라, 지명권 등을 받았다. 홀리데이를 다시 보스턴에 보내며 로버트 윌리엄스 3세, 말콤 브록던, 그리고 결국 데니 아브디야로 이어진 픽을 확보했다. 이제 포틀랜드는 릴라드와 홀리데이(이번 오프시즌 보스턴에서 재영입), 아브디야, 윌리엄스, 카마라, 2029년 1라운드 픽, 벅스 픽 교환 권리까지 모두 보유하게 됐다. 트레이드의 결과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원래 주인이 돌아온 셈이다.

ESPN 리서치에 따르면 포틀랜드는 지난 시즌 22승 18패로 마무리하며 수비 부문 NBA 5위, 속공 수비 3위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상승세다. 문제는 릴라드 복귀 후에도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릴라드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포틀랜드 라커룸 영상을 올렸다.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사물함 앞에서 "Together Again(다시 함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1년을 함께 했던 팀으로의 감동적인 귀향이다. 하지만 감동만으론 우승할 수 없다는 것도 릴라드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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