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춘추]
삼성 라이온즈 우완 선발 원태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팀의 믿음에 보답했다. 52일 만의 선발승이자, 1000이닝 투구 기록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까지 더해지며 복귀 신호탄을 쐈다.
원태인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1이닝 102구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1사사구 4실점으로 역투했다. 이날 팀이 8대 4로 승리하며, 원태인은 시즌 7승(3패)째를 수확했다. 마지막 승리였던 6월 17일 두산전 이후 정확히 52일 만에 이뤄낸 귀중한 승리다.
경기 전 박 감독은 원태인을 향해 "기본 6이닝은 깔아놔야 할 것 같고 최대한 7이닝까지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 바람이 원태인에게 전해졌을까. 8회 1사 카운트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1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원태인은 2회초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비거리 140m 우측 담장을 넘는 홈런을 내주며 실점했지만, 장성우와 이정훈을 범타,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3회초에는 1사 후 땅볼과 견제사로 권동진과 스티븐슨을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했다. 이후 4회 삼자범퇴, 5회에는 병살과 삼진으로 안정적인 마운드를 이어가던 원태인은 6회말엔 흔들렸다. 선두타자 오윤석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후속타자 권동진에게 비거리 120m 투런포를 허용하며 3실점을 기록했다.
7회에도 강백호와 장성우, 이정훈을 모두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추가한 원태인은 8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의 2루타에 실점위기에 놓였다. 이후 허경민의 진루타와 권동진의 1타점 적시타에 한점을 더 내준 원태인은 불펜투수 배찬승에게 마운드를 맡기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불펜투수로 등판한 배찬승은 앤드류 스티븐슨과 김상수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김상수가 아웃되는 순간 배찬승은 포효했다. 이어나온 마무리투수 김재윤도 1이닝 무실점으로 원태인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로 원태인은 KBO리그 통산 94번째로 1000이닝 투구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데뷔 이후 꾸준한 이닝 소화력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유망주에서 팀의 확실한 선발 자원으로 자리 잡은 원태인에게는 커리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록이다.
경기 후 원태인은 "위닝 시리즈를 거두고 온 뒤에 바로 게임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그 좋은 분위기를 좀 이어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오늘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 원태인이 긴 이닝을 책임진 덕분에 여러 면에서 이점이 많았던 경기였다"며 "원태인이 (그동안)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는데 오랜만의 선발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원태인이 후반기 반등의 신호탄을 확실히 쏘아 올린 가운데, 삼성 마운드에 다시금 '토종 에이스'의 존재감을 기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