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시즌 41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에도 경기 후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그 중심에는 평소와 달리 차갑게 선수의 플레이를 지적한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있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오타니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속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친 완벽한 타격이었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시즌 41홈런으로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 필리스)와 NL 홈런 공동 1위에 안착했다. 오타니의 홈런포로 다저스 더그아웃이 활기를 띠었지만, 그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6회 2사 주자 1, 2루 상황, 프레디 프리먼이 타석에서 오타니는 3루 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태그 아웃.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벤치에서 지시한 작전이 아니었다. 야구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평소라면 감싸줄 법한 장면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냉정함은 9회 말에도 이어졌다. 1사 만루에서 오타니가 낮게 날아온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감독은 “낮은 공에 배트를 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실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동안 선수들의 실책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던 로버츠 감독이 이렇게 단호한 어조를 보인 것은 드문 일이다. 일본 닛칸스포츠 등 언론들도 “감독이 이렇게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경기는 4-5로 끝났다. 8회와 9회 연속 피홈런으로 역전당한 다저스는 오타니의 찬스 무산과 함께 승리를 놓쳤다. 팀의 중심이자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오타니가 이번 부진을 어떻게 만회할지가 향후 관심사다. 이번 질책이 단순한 순간의 판단 미스에 대한 지적일지, 아니면 시즌 막바지 집중력을 다잡기 위한 경고일지는 앞으로의 경기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