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허스트의 12일 KT전 투구 모습. (사진=LG 트윈스)
 톨허스트의 12일 KT전 투구 모습. (사진=LG 트윈스)

[수원=스포츠춘추]

“폰세보다는 아니겠죠.”

이강철 KT 감독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 경기에서 LG의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26)가 데뷔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상대 감독의 바람을 단숨에 꺾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코디 폰세와 톨허스트를 비교하며 “(톨허스트의 실력이) 폰세보다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폰세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5차례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하며 KT를 괴롭힌 투수다. 그러나 톨허스트는 첫 등판에서 폰세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톨허스트는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첫 등판이기에 80구 가량만 던지게 할 것”이라고 밝혀 5이닝 정도를 예상케 했지만, 톨허스트는 극도로 효율적인 투구로 7이닝까지 소화했다.

 톨허스트의 12일 KT전 투구 모습. (사진=LG 트윈스)
 톨허스트의 12일 KT전 투구 모습. (사진=LG 트윈스)

제구가 돋보였다. 전반적으로 가운데 몰리는 공 없이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을 공략했다. 특히 2회말 강백호와 장성우를 상대로 삼구삼진을 연속으로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6구 중 단 1구를 제외하고 모두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를 통과하며 KT 타선을 얼어붙게 했다.

이닝 운영도 완벽에 가까웠다. 1회 13구로 산뜻하게 출발한 톨허스트는 3회에는 단 3구만으로 이닝을 끝냈다. 5회에도 단 7구 만에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 시속 153km의 속구(38구)를 앞세워 커터(21구), 포크(12구), 커브(6구)를 적절히 섞었고,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은 54대 23이었다.

허용한 안타는 단 2개뿐이었다. 3회말 1사 후 장진혁에 우전 안타를, 7회말 2사 후 안현민에 중전 3루타를 내줬지만 모두 실점 없이 막았다. 야수진의 탄탄한 호수비도 톨허스트의 무실점 행진에 힘을 보탰다.

톨허스트는 LG가 지난 3일 ‘우승 도전’을 위해 영입한 외국인 우완 투수다. 지난해 LG에서 활약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올 시즌 4승 4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부진하자, LG는 과감히 교체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이날, 비록 한 경기였지만 그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톨허스트의 데뷔전은 LG 우승을 향한 퍼즐 조각이 맞춰진 순간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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