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의 중심 문보경(사진=LG)
LG 타선의 중심 문보경(사진=LG)

 

[스포츠춘추]

아무도 LG 트윈스를 막을 수 없다. LG가 파죽의 6연승으로 한때 5.5게임차까지 벌어졌던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0으로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도 50.8%로 한화를 역전했다. 피말리는 우승 경쟁이 이제부터 진짜 시작된다.

LG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6대 3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6연승을 달리며 61승 2무 40패(승률 0.604)를 기록한 LG는 한화 59승 3무 38패(승률 0.608)와 승차를 없앴다. 승률 격차는 0.004에 불과하다.

LG와 한화의 치열한 1위 다툼은 올 시즌 내내 이어져 왔다. 한 팀이 멀찍이 달아나면 금세 다른 팀이 쫓아오고, 한쪽이 다시 멀리 앞서나가는가 싶으면 어느새 따라잡기의 연속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LG가 압도적 선두였다. 개막 7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LG는 4월 19일까지만 해도 18승 4패로 1위를 달렸고, 한화는 13승 11패로 6게임차 뒤처져 있었다. 당시만 해도 LG가 손쉽게 1위를 확정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5월 들어 한화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파죽의 12연승을 달린 한화는 5월 7일 기준 24승 13패로 LG를 1게임차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두 팀은 계속 엎치락뒤치락했다. 5월 13일에는 27승 14패로 공동선두를 이뤘고, 5월 29일 기준 LG가 3.5게임차로 앞서갔지만 한화가 6월 15일 다시 0.5게임차로 역전했고, 6월 27일에는 또다시 동률이 됐다.

7월 들어서는 한화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듯했다. LG가 주축 선수 부상으로 주춤하는 동안 한화는 코디 폰세를 필두로 한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연전연승을 거뒀다. 올 시즌 두 번째 10연승을 달린 한화는 7월 19일 기준 54승으로 5.5게임차까지 승차를 벌렸고, 7월 22일까지도 이 격차가 유지됐다. '어차피 우승은 한화'처럼 보였던 순간이다.

여기서 LG가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후반기 들어 13승 2패라는 폭풍 질주를 펼치며 한화를 바짝 추격했다. 같은 기간 한화는 7승 5패 1무에 그쳤다. 8월 2일에는 한화 경기가 우천취소된 사이 LG가 60승을 먼저 달성했고, 3일에도 한화 경기가 우천취소된 동안 LG가 이기면서 승차를 지우는 데 성공했다.

LG 불펜을 다시 철벽으로 만든 함덕주(사진=LG)
LG 불펜을 다시 철벽으로 만든 함덕주(사진=LG)

최근 LG의 연승 과정은 잘 나가는 팀의 전형을 보여준다. 타선이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고, 불펜진이 완벽하게 승리를 지킨다. 여기에 상대 실책이나 기습 폭우 같은 변수까지 LG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우주의 기운'까지 듬뿍 누리고 있다. 6연승을 달성한 3일 경기에서도 5회초 삼성 2루수의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7회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은 뒤 쏟아진 기습 폭우로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가을야구 진출 확률과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에서도 한화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피타고라스 기대승률과 향후 대진을 근거로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계산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LG는 3일 기준 가을야구 확률 99.9%로 한화(99.9%)와 동률을 이뤘다.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에서는 LG가 50.8%로 한화 45.9%보다 앞서기 시작했다.

LG는 최근 꾸준히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2023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챔피언 팀이다. 지난해에도 가을야구에 진출해 큰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 반면 한화는 1999년이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고, 가을야구 진출도 2018년이 마지막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승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은 LG가 유리한 대목이다.

치열한 1위 경쟁에서 두 팀 모두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LG는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한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선발진 보강을 통해 막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한화 역시 트레이드 마감일에 통산 2500안타의 베테랑 타자 손아섭을 NC에서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다.

4개월간 이어진 치열한 쫓고 쫓기는 1위 경쟁이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남은 시즌 두 팀의 경쟁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한국시리즈 직행권을 누가 차지할지 앞으로가 더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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