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프랑코 마스탄투오노가 마침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18세 생일인 14일(한국시간) 발데베바스 훈련장에서 입단식을 가진 아르헨티나 유망주는 6년 계약에 서명하며 등번호 30번을 받았다. 리버 플레이트에서 건너온 우측 윙 겸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지불한 비용은 총 6320만 유로(약 1007억원). 적지 않은 투자다.
마스탄투오노를 두고 벌어진 경쟁은 치열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유럽의 내로라하는 빅클럽들이 모두 관심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PSG와 아틀레티코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영입 의지를 피력했고, 아틀레티코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마스탄투오노를 크게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어떻게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할 수 있었을까. 마스탄투오노는 입단식에서 그 비밀을 털어놓았다. "감독님이 나에게 연락을 주셨다. 감독이 내게 그런 신뢰를 보여준 것이 매우 중요했다." 샤비 알론소 감독의 전화 한 통이었다. "사적인 대화였지만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많은 자신감을 줬고, 그 대화가 나에게는 큰 의미였다."
흥미로운 건 마스탄투오노가 PSG의 루이스 엔리케와도 통화했다는 사실이다. "여러 팀이 나에게 관심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루이스 엔리케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고, 그는 솔직하게 말해줬다." 그럼에도 마스탄투오노는 결국 레알 마드리드를 택했다. 알론소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마스탄투오노를 향한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은 2022년 말부터 시작됐다. 당시 아르헨티나 유소년 대표팀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에서 친선 토너먼트를 열었는데, 마스탄투오노는 거의 출전하지 못했다. 지금의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클라우디오 에체베리의 백업이었다. 그럼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브라질-스페인계 수석 스카우트 후니 칼라파트의 스태프들은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접촉은 작년 4월부터 이뤄졌다. 마스탄투오노는 올해 1월 16세의 나이에 리버 플레이트 시니어팀 데뷔를 했고, 한 달 후 첫 골을 넣었다. 4월에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 처음 출전했다. 마르틴 데미첼리스 감독 아래서였다.
당시 마스탄투오노는 2026년까지 리버 플레이트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 바이아웃 조항도 있었다. 올해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3500만 유로, 여름에는 4500만 유로였다. 현재 이적시장 마지막 10일 동안에는 5000만 유로로 오르는 구조였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적료 구조가 복잡하다. 리버 플레이트가 받는 돈은 4500만 유로가 맞다. 바이아웃 조항 그대로다. 그럼 나머지 1820만 유로는 어디로 갔을까. 세금과 각종 부담금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스페인 세무당국에 지급되는 1180만 유로다. 전체 금액의 19%에 해당한다.
이익을 낸 건 아르헨티나의 리버 플레이트인데 왜 스페인이 세금을 걷는 걸까.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간 이중과세 방지 협정 때문이다. 목적지 국가인 스페인이 과세권을 갖는다. 브라질 클럽들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구단들이 남미 선수를 영입할 때마다 겪는 일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 모든 비용을 떠안기로 했다. 리버 플레이트가 4500만 유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만큼 마스탄투오노를 원했다는 뜻이다.

입단식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등장한 가장 위대한 축구계의 재능 중 하나가 우리 클럽에 합류한다." 회장은 리버 플레이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를 비롯한 많은 레알 마드리드 전설들을 배출한 클럽에 깊은 존경과 애정을 느낀다."
마스탄투오노도 각오를 다졌다. "이 유니폼에 제 생명을 바칠 것을 약속한다. 그것이 제가 항상 꿈꿔왔던 것이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선수이고, 왼발잡이이며, 거의 항상 우측에서 뛴다"고 설명했다.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하게 둔다." 그는 이날 주드 벨링엄을 만났다며 "제가 사랑하는 선수"라는 말도 했다.
6320만 유로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투자에 익숙하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페데리코 발베르데... 모두 후니 칼라파트가 발굴한 남미 유망주들이다. 이들이 보여준 성과를 고려하면 마스탄투오노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마스탄투오노는 한국시간 16일부터 훈련에 합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