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잠실]
"만약에 오늘 안재석 선수가 극강의 활약을 한다면..."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의 바람이 이루어졌다. 두산 예비역 안재석이 전역 후 첫 선발출전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은 8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즌 13차전에서 홍건희 등 불펜진의 무실점 계투와 연장 11회말 터진 안재석의 홈런에 힘입어 6대 5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 조성환 감독대행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재석을 7번 지명타자로 배치했다. 애초 조 대행은 안재석을 유격수로 기용할 계획이었지만, 코치진 회의에서 "먼저 타격을 하면서 적응할 시간을 주자"는 결론이 나오면서 지명타자로 첫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조 대행은 경기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안재석의 연습하는 걸 보면 타구도 좋고 스윙도 상당히 좋다"면서 "오늘 안재석이 극강의 활약을 한다면 내일 좋은 그림으로 라인업을 짜볼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1회초 KIA가 박찬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김선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두산도 1회말 정수빈의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박준순의 희생플라이로 즉시 동점을 만들었다.
4회 KIA가 오선우의 안타와 박민의 적시타, 김호령의 2루타로 4대 1로 앞서나가자, 두산은 4회말 양의지와 박준순의 연타, 안재석의 2루타, 김민석의 적시타로 3점을 뽑아내며 바로 4대 4 동점을 만드는 전력을 보였다.
7회초 KIA가 김선빈의 2루타와 도루, 폭투를 연결해 5대 4로 다시 앞서나갔고, 9회초까지 한 점 리드를 유지하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두산이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타 김인태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정수빈의 내야 땅볼 때 대주자 여동건이 2루에서 아웃돼 2사 1루. 여기서 정수빈은 도루로 2루를 훔친 뒤, 정해영의 공이 옆으로 튀는 틈을 타서 3루로 내달렸다. 여기서 KIA 포수 한준수의 무리한 3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홈까지 들어와 5대 5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냈다.
연장전에서 김택연-홍건희를 투입해 KIA의 공격을 봉쇄한 두산은 11회말 극적인 한 방으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해 이날 전역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안재석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 김건국을 상대로 안재석은 2-1 카운트에서 4구 연속 파울을 때려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8구째 바깥쪽 약간 높은 공을 힘차게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120m 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023년 4월 22일 KT전 이후 846일 만의 홈런이자 시즌 1호, 커리어 첫 끝내기 홈런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안재석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베이스를 돌았고, 홈플레이트에서 동료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안재석을 선발 기용한 조성환 감독대행도 미소와 함께 박수로 맞이했다.

경기 후 조성환 감독대행은 “안재석이 만원 관중 앞에서 정말 멋지게 전역 신고를 한 것 같다”며 “타석에서 점점 타이밍이 맞아가고 있어 기대를 했는데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안재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단 믿기지 않는다. 내가 홈런을 많이 때리는 타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끝내기 홈런을 때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맞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딱 맞는 손맛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남은 시즌 안 다치고 끝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라며 “최대한 1군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제 몫을 다하고,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는 김호령이 3안타 2타점, 김선빈이 이틀 연속 3안타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9회말 마무리 정해영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4연승이 좌절됐다. 반면 두산은 선발 잭 로그가 5.1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뒤 8회부터 올라온 박신지-이영하-김택연-홍건희가 차례로 1이닝씩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연장전을 이끌어갔다. 승리투수는 11회를 책임진 홍건희가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47승(5무 59패)을 기록했고, KIA전 상대전적을 4승 1무 8패로 만들었다. KIA는 3연승 행진이 멈추며 이날 패한 4위 SSG와 반 경기 차 5위 자리를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