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귀화선수 없이도 국제 무대에서 선전하고 돌아왔다. 이현중, 유기상, 여준석, 양준석, 문정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대회다. 하지만 ‘슈퍼팀’이라 불리는 KCC의 허훈, 허웅, 송교창, 최준용은 대표팀에 없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중국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끈끈한 조직력을 보이며 분전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호주에 패했지만, 이후 카타르와 레바논을 잡고, 8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표팀에선 이현중이 에이스로 급부상했고, 여준석도 탁월한 운동능력을 과시하며 힘을 냈다. 유기상과 양준석, 문정현 등 젊은 선수들도 잠재력을 터트렸다. 안 감독의 말대로 ‘원팀’이 돼 중량감 있는 빅맨 없이도 국제무대에서도 선전했다.

아시아컵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감동적인 활약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 남자농구를 대표하는 KCC 허웅, 허훈 형제, 송교창, 최준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로라하는 가드, 슈터, 포워드가,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것이다. 이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KCC는 ‘슈퍼팀’ 시즌2라 불릴 정도로 팬들의 기대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가대표는 한 명도 없었다.
A관계자는 “허웅과 허훈, 최준용, 송교창은 실력만 놓고 보면 대표팀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이다. 하지만 시즌을 마친 뒤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감독님이 세대교체와 연속성도 중시했다. 예전 대표팀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존 뛰었던 선수들 중심으로 뽑으며 최대한 조직력을 유지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선수들이 잘 뭉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B관계자는 “허훈과 허웅은 양준석, 이정현, 유기상으로 메울 수 있고, 최준용과 송교창은 이현중과 여준석을 발탁하며 포지션 중복이라고 봤다”면서 “골밑은 귀화선수도 없고,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해 베테랑 이승현과 김종규 등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고참이지만 궂은일을 해줬고, 이현중과 유기상도 공격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며 골밑 열세도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농구는 ‘슈퍼팀’ 멤버 없이, 귀화선수 없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여전히 KBL 톱클래스 플레이어인 허웅, 허훈, 최준용, 송교창이 좋은 몸상태로 대표팀에 다시 합류하고, 묵직한 귀화선수로 골밑을 채운다면 ‘감동농구’ 그 이상의 퍼포먼스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