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춘추]
SSG 랜더스 내야수 류효승(29)이 1군에서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에서 전체 50순위로 SSG 랜더스에 입단한 류효승은 지난 16일 잠실 LG전에서 8번 지명타자로 4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은 그의 1군 통산 9번째 경기였다.
5회 좌전 적시타로 1타점을 기록한 류효승은 이어 박성한의 안타에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6회에는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정준재의 희생번트와 최지훈의 적시타에 힘입어 또 한 번 홈을 밟으며 팀의 추가 득점에 기여했다.
특히 전날(15일) 경기에서 류효승이 기록한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83.2km로, 16일 기준 이번 시즌 KBO 리그 전체 타구 속도 순위에서 8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직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 안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17일 LG와의 홈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류효승은 1군 무대의 분위기에 대해 “긴장보다는 재밌었다. 퓨처스 리그보다 관중의 함성이나 분위기가 크니까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긴장도 덜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탄탄한 체격 역시 꾸준한 자기관리의 결과였다. “원래 키는 큰 편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경쟁력을 키우고 싶어서 벌크업을 시작했다. 고2 당시 키가 188cm에 몸무게가 78kg 정도였는데, 2년 동안 100kg까지 증량했다”고 설명했다.

1군과 퓨처스에서 자신을 지도해준 코칭스태프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류효승은 “1군에서는 강병식 코치, 오준혁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고, 감독님도 ‘준비했던 대로 편하게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퓨처스에서는 박정원 감독님과 이명기 코치님이 항상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고 밝혔다.
류효승은 이번 기회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 번 올라오기가 솔직히 쉽지는 않았는데, 올라온 이상 후회 없이 제 스윙을 마음껏 하면서 이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작년 1군에 첫 선을 보였던 순간을 돌아보며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땐 잘하려는 마음이 너무 컸다. 욕심만 앞서다 보니 오히려 제 것을 제대로 못 보여줬던 것 같다. 지금은 퓨처스에서 하던 대로 루틴을 지키고, 항상 하던 방식대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진심이 통해서일까. 류효승은 17일 LG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1군의 문을 다시 두드린 류효승. 긴장보다 즐거움을 택한 그의 담담한 각오 속에서, 진짜 데뷔 시즌을 열 준비가 되어 있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