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 (사진=삼성)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 (사진=삼성)

[스포츠춘추]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협박성 메시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 숨어 팬을 자처한 이들의 도 넘은 행동은 단순한 비난을 넘어 범죄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9)는 지난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에서 받은 사랑에 감사하지만, 아내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협박과 반려견을 독살하겠다는 위협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 역시 최근 가족을 향한 조롱성 메시지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구단은 팬 보호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엇나간 팬심’은 과거에도 반복돼왔다. 지난 2009년에는 서울 광진경찰서가 정모(33)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사례도 있다. 그는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로 개설한 아이디를 통해 포털사이트 문자 기능을 이용해 프로야구 선수 30여 명과 일반인 50여 명에게 1만여 건의 협박성·음란성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 절반 이상은 특정 구단 소속이었고, 메시지에는 “오늘 실책하면 기용하지 않겠다”는 협박성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외야수 김헌곤의 아내도 2022년 한 네티즌으로부터 “너랑 네 아들 죽이러 갈게”라는 살해 협박 DM(다이렉트 메세지)을 받은 사실을 SNS에 공개했다. 그는 “그동안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인내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며 고소 절차에 돌입했고, 법률 자문을 거쳐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형법상 협박죄로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2023년에는 LG 오지환이 수년간 시달린 악성 댓글과 DM을 견디다 못해 악플러 수십 명을 고소했다. 이 중 한 40대 남성은 2024년 6월, 모욕죄로 약식기소되어 벌금 50만 원의 처벌을 받았다. 오지환의 고소는 실제 법적 처벌로 이어진 드문 사례로, 악플 근절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팬을 가장한 도 넘은 협박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만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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