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수원]
SSG 랜더스가 '천적' 고영표의 벽을 마침내 허물었다.
SSG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7대 1로 완승하며 원정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선발 드류 앤더슨의 압도적인 피칭과 중심타선의 집중포화가 만들어낸 완벽한 승리였다.
천적 고영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게 고무적이다. 사이드암 고영표는 SSG를 상대로 통산 16차례 선발에서 12승 2패, 평균자책 2.07를 기록한 리그 대표 'SSG 킬러'다. 올시즌에도 2경기에서 12이닝 3실점(2자책)으로 2승을 기록하며 SSG 타선을 완전히 봉쇄해왔다.
고영표는 SSG전 16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 SSG 타선의 끈질긴 공격에 평소보다 고전했고, 타선 지원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반대로 SSG는 올시즌 고영표 상대 2패 끝에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선발 드류 앤더슨이 강력한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2일 키움전 이후 오른쪽 허벅지 문제로 9일간 휴식을 취한 앤더슨은 마운드에 돌아온 이날 최고 156km/h의 강력한 속구를 앞세워 KT 타선을 압도했다. 6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꽁꽁 묶으며 고영표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벽한 판정승을 거뒀다.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앤더슨의 강심장이 빛을 발했다. 2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8번 조대현을 뜬공으로 처리했고, 4회에는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연속 삼진 후 조대현을 다시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도 2사 후 연속안타로 맞은 위기에서 강백호를 삼진으로 잡고 스스로 벗어났다.
SSG 타자들도 이전 경기들과 달리 고영표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1회부터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파울 6개를 때려내며 12구 승부를 펼쳤고, 2회에는 고명준이 9구 승부를 벌이며 투구수를 늘려 고영표의 에너지를 소모시켰다. 고영표는 2회까지 44구를 던지며 평소보다 경기 초반 투구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4회초 첫 득점의 주역은 이날 1군에 복귀한 고명준이었다. 1사 후 에레디아와 한유섬의 연속 안타로 잡은 찬스에서 고명준이 좌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곧이어 최지훈의 2루 땅볼 때 한유섬까지 홈을 밟아 SSG가 2대 0으로 앞서 나갔다.
8회초에도 SSG는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승부를 완전히 결정지었다. 정준재가 투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최정이 우중간 펜스를 맞는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이어진 에레디아의 적시타, 최지훈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5대 0으로 달아났다. 9회초에는 최정이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SSG 타선은 장단 12안타로 7점을 뽑아냈다. 최정이 2안타 3타점, 에레디아가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한유섬도 2안타를 때려내며 중심타선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전원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완벽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복귀전을 치른 고명준은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고, 중견수 최지훈도 멀티히트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득점 없이 끌려가던 KT는 9회말 공격에서 1점을 만회한 뒤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SSG는 불펜 에이스 노경은을 투입해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7대 1 SSG 승리.
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선발 앤더슨이 압도적인 투구로 6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잘 봉쇄했다"며 "오늘 1군에 등록된 고명준이 결정적인 순간 선취점을 올려줬고, 8회 최정의 2루타와 중심타선의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뽑으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승리투수 앤더슨은 "이틀 동안 불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오늘은 최대한 오래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며 "6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9승을 기록한 앤더슨은 2년 연속 10승까지 1승을 남겨둔 상황이다. 또한 탈삼진 2개만 추가하면 200탈삼진 고지에 도달한다.
이날 승리로 SSG는 57승 4무 53패(승률 0.518)를 기록하며 단독 3위를 굳혔고, 이날 잠실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친 4위 롯데와의 격차를 0.5게임으로 벌렸다. 한편 KT는 이날 패배로 56승 4무 57패(승률 0.496)를 기록하며 5할 승률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