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춘추]
패배를 잊었다. 승률 100% 사나이들이 KBO리그 마운드를 호령하고 있다.
한화 코디 폰세(31)는 개막 15연승 무패행진 신기록까지 세웠다. 뒤를 이어 최근 등장한 LG 앤더스 톨허스트(26)까지 ‘난공불락’의 위용으로 승률 100%를 기록 중이다. 각자의 소속팀 한화와 LG는 1위 경쟁 중이기도 하다.
폰세는 올 시즌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2003년 정민태(당시 현대), 2017년 헥터 노에시(당시 KIA)의 14연승을 뛰어 넘어 KBO리그 역대 최초 개막 15연승을 기록 중이다. 또 23경기 만에 200탈삼진을 기록하며 2021년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의 25경기 기록을 깨고 KBO리그 최소경기 200탈삼진도 달성했다.
구속 150km대 빠른 직구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두루 섞는데 모든 구종을 완벽에 가깝게 던진다. 폰세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시즌 전 건강에 대한 의문부호는 있었다. 하지만 한화 김경문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세심하게 폰세의 상태를 살피며 투구수, 등판 간격 등도 조절하고 있다.

LG의 새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도 이달 KBO리그 데뷔 후 등판한 3경기 모두 승리를 챙겼다.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100% 승리를 거뒀다. 구속 150km대 패스트볼을 던지는데 제구까지 된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컷패스트볼도 날카롭다. 직구의 무브먼트가 좋아, 스플리터도 더 위력적이다. 193cm 장신인 만큼 타자들이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의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뒤늦게 나타난 톨허스트가 폰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타팀 A투수코치는 “폰세는 구위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의 투수다. 공이 빠르고 묵직하다. 구종 모두 완성도가 높다. 톨허스트는 포크볼이 좋더라. 기본적으로 직구가 좋으니 통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 명만 고른다면 폰세를 고를 거 같다. 투수가 매일 자신의 모든 구종을 잘 던질 수 없다. 그날 좋은 구종을 더 많이 던진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폰세는 던지는 대부분의 구종을 잘 던진다. 톨허스트는 스플리터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힘들 수 있다. KIA전(5이닝 1실점) 때 보니 스플리터가 안 통하면서 좀 고전하는 게 보이더라”라고 설명했다.
B투수코치는 “우리 팀에도 폰세와 톨허스트 같은 투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톨허스트의 표본이 적긴 하지만 톨허스트도 폰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것 같다. 구위는 폰세 우위다. 공에서 힘이 느껴진다”면서 “하지만 톨허스트의 제구가 좀 더 좋은 듯 하다. 아무리 좋은 공을 던지더라도 볼이 더 많다면 소용없다”라고 말했다.
타팀 A타격코치는 “누가 더 나은가를 정하는 건 어려울 거 같다. 둘 모두 상대하기 힘든 투수다. 에이스를 상대할 때는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나서야 그나마 칠 수 있는데 폰세는 던지는 구종 모두 잘 던진다. 공략하기 너무 어렵다”면서 “톨허스트는 좋은 스플리터를 가졌더라. 큰 키에서 내려꽂는 직구와 스플리터를 구분하기 어렵다. 스플리터를 참아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폰세와 톨허스트의 승률 100%가 언제까지 유지될까. 한화와 LG는 다음달 27일부터 30일까지 운명을 건 3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때 폰세와 톨허스트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때까지 둘 모두 승률 100%를 유지한다면 누군가는 첫 패배의 쓴잔을 들어야 하는 역대급 빅뱅이 연출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