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 게 결과로 나오고 있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는 전반기 극심한 부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매달렸고, 마침내 자신만의 타격을 되찾았다. 어느새 3할 타율이 눈앞에 다가왔다.
7월 말까지만 해도 박건우는 NC 합류 이후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7월 마지막날 기준 타율은 0.267까지 하락했고, OPS도 0.749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9월 5일 현재 시즌 타율은 0.298까지 올라 3할 고지가 코앞이다. OPS도 0.806으로 소리없이 0.800을 돌파했다.
박건우의 반등은 트레이드 마감일이 끝난 8월부터 시작됐다. 8월 이후 기록한 타율이 무려 0.367에 달한다. 8월 한 달 동안 0.344를 기록했고, 9월 들어서는 8타수 5안타로 타율 0.625를 찍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도 16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4타수 3안타(2루타 1개 포함) 1타점 3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이 0대 4에서 9대 4 역전승을 거두는 주역이 됐다.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해 1안타 1타점을 올렸고,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NC에 합류한 2022년부터 박건우는 매년 3할대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해왔다. 첫해 타율 0.336에 10홈런, 2023년 0.319에 12홈런을 찍었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지만 타율 0.344에 13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현재 타율 0.298에 7홈런으로 3할 타율-10홈런에 근접하고 있다.
시즌 초반 박건우의 모습은 달랐다. 전반기 타율이 0.277(188타수 52안타) 3홈런 34타점, OPS 0.775로 박건우다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영훈 NC 타격코치는 "박건우가 겨우내 준비했던 것들, 자기가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데 그게 실전에서 좀처럼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반기 내내 이어진 부진에 자칫 자포자기할 수도 있었지만, 박건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누구보다 일찍 그라운드에 나와 연습했고, 부진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조 코치는 "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까, 그걸 타개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팀에 어떻게든 좀 더 도움이 되고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타격이 생각처럼 잘 안돼도 계속 고민하고 연습했다.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시즌을 잘 마무리하려고 노력을 계속했다." 조 코치의 설명이다. 박건우의 끈질긴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기 들어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반기 타율 0.331(127타수 42안타), 4홈런 23타점, OPS 0.852를 기록하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 코치는 "예전 박건우가 어떻게 쳤는지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며 "타이밍이나 공이 왔다 싶은데도 배트가 밀리는 문제 등 여러 부분을 본인도 잘 알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 스스로 자기 객관화가 되는 선수가 박건우"라고 평가했다. 이어 "뭔가를 바꿔서 좋아졌다기보다는 좋지 않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더 좋아지려고 끈을 놓지 않았던 노력이 이제 결과로 나오지 않나"고 분석했다.

체력 관리도 반등의 비결 중 하나다. 이우성, 최원준 등 트레이드로 영입한 외야수들 덕분에 박건우의 수비 부담이 줄어들었고,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조 코치는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체력적으로 좀 더 세이브가 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경기는 경기대로 계속 나가면서 경기 감각을 올리고, 그러면서 체력도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후반기 들어 체력적으로 떨어질 타이밍이 왔는데 거의 전 경기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절망적으로 보였던 시즌이었지만 박건우는 포기하지 않았고, 다시 박건우다운 시즌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박건우의 모습은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5강 싸움을 이어가는 NC의 시즌과도 닮아있다. NC 합류 이후 이어져온 3할 타율-두 자릿수 홈런 행진도 눈앞이다. 박건우는 역시 박건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