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SSG 감독(사진=SSG)
 이숭용 SSG 감독(사진=SSG)

[문학=스포츠춘추]

SSG가 시즌 종료 전 일찌감치 이숭용 감독과의 재계약을 전격 발표했다. 치열한 중위권 경쟁 중이고, 가을야구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에서 재신임을 발표했다. SSG는 팀을 재건하고 있는 이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최근 SSG와 2026년부터 최대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12억원, 옵션 3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SSG는 리빌딩 중간 성과, 청라돔 시대를 향한 단계적 목표, 감독 재계약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약 기간을 설정했음을 알렸다.

시즌 도중 재계약한 SSG 이숭용 감독. 사진 | SSG
시즌 도중 재계약한 SSG 이숭용 감독. 사진 | SSG

재계약의 가장 큰 배경은 역시 리빌딩 성과다. SSG 관계자는 “구단의 리모델링 방향성을 일관되게 이어가고자 취한 선제적 조치다. 아울러 현재 리모델링 성과를 바탕으로, 그 방향성과 과정에 대한 신뢰를 이어가는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이 감독이 과감하게 유망주를 발굴하고 기용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1군 선수층을 두껍게 하고, 1군과 2군의 긍정적인 경쟁구도를 구축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1군뿐 아니라 퓨처스팀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결과를 만들었다.

시즌 개막 전 이 감독은 “불펜에서 믿고 맡길 투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유있는 자신감이었다. 올 시즌 조병현이 마무리로 정착하고 있고, 베테랑 노경은과 함께 이로운과 김민이 필승조에 안착했다. 박시후, 전영준, 김건우, 한두솔 등 젊은 투수들이 불펜진에 자리를 잡은 것도 수확이다. 야수진에서도 조형우와 고명준, 안상현 등이 활약했고, 류효승도 최근 깜짝활약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조병현과 조형우가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경기를 승리로 이끈 조병현과 조형우가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프로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선수들의 생존이 걸려있는 경쟁사회다. 리빌딩을 강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SSG는 유연하게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2군에서 1군으로 오갔다. 기회가 되면 계속 올렸다. 1군에서 뛰는 맛을 봐야 한다. 2군 분위기도 이제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면서 “난 1군에 불렀다가 2군에 내려 보내는 선수들과도 늘 얼굴을 맞대고 얘기한다. 코치에게 시키지 않는다. 경기를 뛰고 가지 못하면 직접 ‘미안하다’고도 얘기했다. 선수과 왜 1군에서 많이 못 뛰었는지 이해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과 선수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야구 철학이다. 선수들에게 직접 얘기해주고 이해시키는 게 맞다. 선수들도 감독의 성향을 잘 알아야 편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언제까지 FA(프리에이전트) 선수 영입으로 전력보강을 할 수 없다. 팀의 미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숭용 SSG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이숭용 SSG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사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팬들에게 “나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강한 비판을 받던 지도자다. 올 시즌 초반까지도 팬들의 비난은 이어졌다. 하지만 ‘믿음의 리더십’아래 SSG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 감독을 향한 비난 수위도 자연스럽게 내려갔다. ‘성장형 감독’이라는 말도 듣고 있다.

SSG는 이 감독과 시즌 종료 전 재계약을 맺었다.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믿음의 리더십’ 효과를 확인한 SSG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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