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같은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하지 못하는 법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용호상박’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MVP 동반 수상을 노리고 있다.
오타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시즌 49호포를 터트렸다.
이날 1-4로 뒤지던 3회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가 터졌다. 오타니는 샌프란시스코 로건 웹의 싱커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다저스도 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54홈런을 터트린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 달성을 노린다. 남은 13경기에서 1개의 홈런만 더하면 50홈런 고지를 밟는다.
내셔널리그 홈런왕 2연패와 함께 MVP 경쟁에서도 앞서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필라델피아 카일 슈와버도 이날 51호 홈런을 터트렸지만, 오타니와 격차는 2개 차에 불과하다. 오타니는 홈런을 제외한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슈와버에 앞서 있다. 투타겸업 중인 오타니는 투수로도 등판하고 있다. 오타니의 MVP 수상이 여전히 유력하다.

같은날 저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올 시즌 타율 0.325 47홈런 101타점 OPS 1.120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초반 저지는 제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60홈런 페이스로 장타를 날렸다. 하지만 6월 주춤하며 페이스가 꺾였다. 6~8월 타율 0.253(22홈런)로 시즌 성적이 하락했다.
저지가 주춤한 사이 시애틀 포수 칼 랄리가 50홈런 고지를 밟고 역대 포수 단일 시즌 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등 MVP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저지가 9월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3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쳤고, 양키스의 레전드 요기 베라와 조 디마지오를 넘어서 구단 역대 통산 홈런 기록을 새로 쓰며 강한 임팩트도 남겼다.

오타니는 슈와버, 저지는 랄리와 MVP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오타니와 저지의 동반 MVP 등극이 유력하다. 저지가 최근 3년간 2번, 오타니는 최근 4년간 3번 MVP를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