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잠실]
“제가 전성기 시절에 (박)준현이를 상대로 만났다면, 정말 좋아했을 것 같아요.”
아들이 역대 최다 신청 인원인 1261명 가운데 전체 1순위로 프로 지명을 받았다.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들을 지켜봐 온 아버지 눈에도 역시 ‘최고’였다. 박석민(40) 전 두산 베어스 코치의 아들, 북일고 투수 박준현(18)이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의 부름을 받았다. 박 전 코치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난 박 전 코치는 “준현이가 흘린 땀만큼 값진 보답을 받은 것 같아 부모로서 정말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188cm, 95kg의 탄탄한 체격에서 시속 157km 강속구를 뿌리는 박준현의 투구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제가 전성기 때 만났다면 정말 좋아했을 공”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이 빠르면서 투구 자세가 예뻐 깔끔한 느낌을 준다”며 “다만 제가 은퇴할 무렵에 만났다면, 공이 너무 빨라서 상대하기 버거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버지로서 바람도 전했다. 박 전 코치는 아들이 키움의 간판이자 국내 최고 선발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처럼 성장하길 바란다며 “우리나라 최고 투수인 안우진만큼 커주길 바란다. 키움 구단에서 잘 지도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준현 역시 각오를 다졌다. 지명 직후 단상에 선 그는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전체 1순위가 목표였는데, 그 꿈을 이루게 해준 키움 구단에 감사하다”며 “늘 곁에서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 천안 북일고 감독님, 그리고 함께 뛴 친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1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준현이 아빠 박석민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 전 코치는 인터뷰 내내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제가 원래 눈물이 많다. 나이 탓도 있는 것 같다”며 웃은 뒤 “준현이가 야구를 하며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잘 성장해줘서 부모로서 고맙다. 프로 무대는 결코 쉽지 않으니, 코치님들 말씀을 잘 듣고 언제나 겸손하라고 조언했다. 키움에서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전 코치는 거듭 ‘겸손’을 강조했다. 그는 “프로 입단이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 늘 겸손하게, 열심히 훈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제가 늘 강조해왔던 부분이니, 아마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미소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