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수원]
노히트 굴욕을 깔끔하게 되갚았다. KT 위즈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16차전에서 6대 3 승리를 거두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KT는 지난 14일 열린 삼성전에서 양창섭에게 노히트 굴욕을 당했다. 3회 1아웃에 구원 등판한 양창섭 상대로 6.2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면서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그때의 기억이 선명했던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그날 공이 정말 좋더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엔 KT가 웃었다.
KT는 선발 양창섭을 1회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1사후 앤드루 스티븐슨의 2루타로 시작해 강백호와 장성우가 연속 볼넷을 골라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노장 황재균이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안치영의 안타로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가며 양창섭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1회에만 27구를 던진 양창섭은 2회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3회 들어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주자 두 명을 남겨놓고 조기강판됐다.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면서 지난 노히트 경기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남겼다.
삼성 벤치는 좌완 이승현과 우완 최원태를 잇따라 마운드에 올려 3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최원태가 4회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안정시키는 듯했지만, 5회 들어 위기를 맞았다. KT는 선두타자 스티븐슨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안현민이 초구 몸쪽 바짝 붙은 투심을 걷어올려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 4대 0으로 달아났다.
마운드에서는 엔마뉴엘 데 헤이수스가 강력한 구위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1회부터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강력하게 시작한 헤이수스는 2회 연속안타로 맞은 위기에서도 박병호를 삼진으로, 류지혁을 병살타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3회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 4회 삼자범퇴, 5회에도 내야안타 1개만 허용하며 5회까지 완벽하게 책임졌다.
호투하던 헤이수스는 6회 들어 위기를 맞았다. 이재현-이성규-김성윤의 세 타자 연속 안타로 1점을 내준 뒤 무사 1, 2루 위기에서 시즌 48홈런의 홈런왕 르윈 디아즈와 맞섰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 헤이수스는 여기서 디아즈를 5구 만에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순식간에 2아웃이 됐고, 이어 김영웅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막아냈다.
위기를 넘긴 KT는 6회말 스티븐슨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7회에는 장진혁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더해 6대 1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7회 패트릭 머피, 8회 이상동을 거쳐 9회 마무리 박영현이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했다.

KT 타선에서는 안현민이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활약했다. 스티븐슨과 황재균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총 10안타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반면 삼성은 선발 양창섭이 기대와 달리 2이닝 만에 4안타 2실점하고 일찍 내려갔다. 여기에 좌완 이승현(0.1이닝), 최원태(1.2이닝 2실점)까지 선발 3명을 한 경기에 기용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자욱이 무릎 통증으로 결장한 삼성 타선은 KT 마운드에 5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하고 끌려갔다. 6회부터 반격을 시작했지만 두 차례 대량득점 찬스에서 믿었던 4번 타자 디아즈가 침묵하면서 추격 동력을 잃었다. 삼성은 KT보다 많은 12안타를 기록했지만 3득점에 그쳤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올린 KT는 삼성과 시즌 상대전적을 11승 5패 절대 우세로 마감했다. 여기에 경기 전 1.5경기차였던 4위 삼성과의 격차를 0.5경기차로 좁히며 4위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최근 4연승 질주에 마침표를 찍은 삼성은 5위 KT에 반 경기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 헤이수스가 정말 좋은 투구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연이틀 등판한 이상동, 박영현도 잘 막아주며 헤이수스의 승리를 도왔다"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황재균의 선취 2타점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추가 득점이 필요한 순간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린 안현민은 "오늘 경기가 중요했는데 이기게 돼서 너무 좋다. 그 승리 사이에서 제가 활약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8월 한 달간 홈런 없이 슬럼프를 겪었던 안현민은 9월 들어 홈런 4개를 때려내며 다시 좋은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