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박치왕 감독이 10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T와의 퓨처스 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다. (사진=스포츠춘추 박승민 기자)

[스포츠춘추=고척]

상무 피닉스 야구단은 프로리그에 소속되어 있지만 국군체육부대 소속 군 조직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프로팀에서의 선후배 관계나 연차와는 다른 계급이 적용되고, 외출·외박·휴가 승인 없이는 자유로운 영내외 통행이 제한된다.

선수이기 전에 군인인 만큼 용모 역시 단정함이 요구된다. 상무 박치왕 감독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사상 최초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팀의 선전 비결을 질문받자 선수들의 '두발'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군인으로서 마음가짐이 다르다"면서 "두발을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이 문제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감독이나 상급자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군인다운' 자세와 생활 습관을 유지하기에 따로 지적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박 감독이다. 

상무만의 특별한 경기 전 철칙도 공개했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는 휴대폰을 보지 말자'고 얘기했다. 움직이는 사물을 보며 눈을 풀어야 하는데, 휴대폰을 보면 시선이 고정된다. 계속 휴대폰을 보다가 경기에 나서면 눈이 적응을 못한다"고 말했다.

매 시즌 퓨처스리그 최강자로 군림하는 상무는 올 시즌에도 74승 1무 27패로 승률 0.733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승률 0.722보다 승률이 0.011 올랐다. 특히 타격이 매섭다. 팀 타율이 0.317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3할대다. 상무가 소속돼 있는 퓨처스 남부리그 개인 타율 1순위에서 5순위까지 모두 상무 선수다. 류현인(0.412)과 한동희(0.400)은 4할 타율을 넘기고 있다. 윤준호(0.361)와 김재상(0.344), 박찬혁(0.332)의 활약도 놀랍다.

박 감독은 특히 류현인, 윤준호와 김재상의 성장을 칭찬했다. "세 선수는 상무에 입대하기 전 이름값이 대단하진 않았다. 한동희와 이재원처럼 입대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선수도 있다. 본인의 루틴을 잘 지키며 경기에 임한 게 성장의 비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선수들 모두 1군에서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상무를 지휘한 박 감독은 그간 수많은 선수를 1군 주전급, 스타로 키워냈다. 그 비결을 묻자 "기술적인 향상을 강조한다. 우리만의 '드릴'이 있다. 선수마다 필요한 드릴을 5~6개월간 반복시켜,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멘탈과 컨디션은 물론, 훈련을 통한 기술의 체화를 중시하는 박 감독의 육성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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