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고척]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갑작스러운 구속 저하로 우려를 샀던 문동주가 대표팀에 합류했다. 본인은 "심각하지 않다"고 했고, 류지현 국가대표팀 감독도 "의학적 이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유니폼을 입는 상황이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31일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평소 우리가 알던 모습과 달랐다. 정규시즌 평균 152.3km/h를 찍던 위력적인 속구가 보이지 않았다. 1번타자 홍창기를 상대로 던진 초구는 146km/h에 불과했다. 5번타자 오스틴 딘을 상대할 때까지 하나도 150km/h를 넘지 못했다. 1회 마지막 타자 오지환을 상대로 던진 6구째 직구가 유일한 150km/h대 공이었다.
문동주는 2회부터 정우주로 교체돼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내려진 조치다. 한화 구단은 "(부상 등) 특이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간 한화는 경기에서 패하면서 시리즈 1승 4패 준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마감했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문동주는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주황색 유니폼 대신 가슴에 'KOREA'가 박힌 군청색 유니폼이다. 지난 3일 K-베이스볼 시리즈(평가전) 대비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훈련에서 문동주는 취재진과 만나 한국시리즈 5차전 당시 몸 상태를 처음 털어놨다.
먼저 문동주는 "정상적인 어깨 컨디션으로 시즌을 치르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로서 한 시즌 많은 이닝을 던지면 어깨에 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며 "(그동안) 조금 불편한 느낌을 이겨내고 잘 해왔다"고 말했다.
당시 정확하게 어떤 불편감을 느꼈는지에 대해서는 "한국시리즈라 긴장해서 정확히 얼마나 불편했는지는 모르겠다"며 "계속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정신없이 지나갔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류지현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날 훈련 전 문동주의 상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의학적으로 이상은 없다"고 밝혔다. 검진 결과 문동주가 느끼는 불편감이 특별한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건 다행스러운 소식이다.
문동주는 국가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평가전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광속구 투수로 시즌 24경기에 나서 121이닝 동안 11승 5패, 평균자책 4.02를 기록했다. 9이닝당 10.04개에 달하는 탈삼진 능력은 위력적이다. 9이닝당 볼넷 허용도 지난 시즌 3.07개에서 올 시즌 2.31개로 줄며 제구 안정감도 개선됐다.
문동주는 2023년 10월 아시안게임 타이완(대만)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결승전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국제전에서 경쟁력 있는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3월 열리는 WBC에 좋은 컨디션으로 출격하면 천군만마가 될 선수다.

하지만 걱정이 없을 수 없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10월 31일이고, 체코전 첫 경기가 8일이다. 정규시즌 144경기에 포스트시즌까지 치른 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유니폼을 입는 셈이다. 더구나 문동주는 불과 며칠 전 5차전에서 명백한 이상 징후를 보인 선수다.
8일과 9일 열리는 체코전까지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릴 수 있냐는 질문에 문동주는 "준비를 잘 해봐야 한다. 잘 상의해보겠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평소처럼 씩씩하게 "괜찮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미 지난해 프리미어12 출전 선수들이 시즌 내내 부상, 수술,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 보니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표팀도 이런 우려를 모르지 않는다. 한 수도권 구단 단장은 "KBO로부터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짧게 끊어 던지는 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현 감독 이하 대표팀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들의 관리와 부상 방지를 신경 쓰며 훈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에서 포효로 한화 팬들의 심금을 울렸던 문동주가 국제전에서 'KOREA' 유니폼을 입고 그 장면을 재현할 수 있을까. 야구팬들도 야구계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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