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곽빈(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두산 곽빈(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도쿄돔]

한일전 9연패 사슬을 끊을 선봉장으로 두산 베어스 영 에이스 곽빈이 나선다. 2015년 이후 성인 대표팀 한일전에서 9연패 중인 한국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까지 지면 10연패로 두 자릿수 연패가 된다. 아무리 평가전이라도 계속된 연패가 기분 좋을 순 없는 법. 선발투수로 나서는 곽빈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사실 곽빈의 일본 상대 1차전 등판은 일찌감치 결정된 사항이었다. 8일 체코 상대 1차전에도 먼저 선발로 등판했지만, 이 경기는 일본전에 대비해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빌드업'의 의미도 담겨 있었다. 

14일 도쿄돔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체코전 등판을 본인이 자청했다고 밝혔다. 곽빈은 "시즌 끝난 뒤 한 달 넘게 공을 안 던졌다"며 "경기 감각도 떨어져 있을 거고 피치클락도 적응해봐야 해서 류지현 감독님과 투수코치님께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흔쾌히 도와주셔서 덕분에 준비가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곽빈은 당시 체코전에서 2이닝 동안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평균구속 153km/h에 최고 156km/h까지 정규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속을 유지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곽빈은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선발 곽빈이 2이닝 4K 무실점 호투했다. (사진=네이버 중계 갈무리)
선발 곽빈이 2이닝 4K 무실점 호투했다. (사진=네이버 중계 갈무리)

"3이닝은 책임져야...65~70구 전력 투구"

일본과의 평가전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적용되는 투구수 제한(1라운드 65구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류지현 감독은 곽빈이 65구 내지 70구를 던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곽빈은 "그래도 3이닝은 책임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3이닝 동안 최소 실점으로 던지고 싶다"며 "65~70개는 전력으로 던질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전 등판은 처음이 아니다. 곽빈은 2023년 열린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피홈런 6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마키 슈고에게 맞은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곽빈은 일본 타선에 대해 "자료도 봤고, 몇 번 승부해본 타자들도 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키 슈고가 한국팀의 경계 대상으로 자신을 꼽은 데 대해서는 "나한테 홈런을 쳤는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곽빈은 당시 일본전 등판에 대해 "그때 사실 제가 볼넷도 많이 줬다"면서도 "어쨌든 대표팀 경기는 점수를 안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력으로 던져서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곽빈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 | 두산
두산 곽빈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 | 두산

"베스트 아니라고? 거를 타자 없어"

이번 일본 대표팀에는 오타니 쇼헤이,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LA 다저스 일본인 트리오가 없다. 또한 무라카미 무네타카, 타네이치 아츠키, 오요카와 마사키, 이토 히로미 등 핵심 선수들도 부상 등으로 불참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베스트 멤버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곽빈은 방심하지 않았다. '일본 라인업을 본 소감'을 묻자 곽빈은 "이게 베스트가 아니에요?"라고 농담삼아 반문했다. 이어 "빠진 선수들도 있지만, 그래도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라며 "1번부터 9번까지 거를 타자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15일 경기에 임하는 각오에 관해 곽빈은 "여기서 또 좋은 결과가 나오면 자신감도 얻고 내년 시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일전 9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주문에는 "그런 부담감을 주시면 안 된다"고 웃으며 받은 뒤 "이겨야 한다. 이겨봐야 한다"고 다시 한번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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