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을 떠난 손흥민. (사진=손흥민 SNS)
토트넘을 떠난 손흥민. (사진=손흥민 SNS)

[더게이트]

손흥민(33·LAFC)의 이적 이후 토트넘 홋스퍼는 경기장 안팎에서 심각한 공백을 겪고 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최근 보도에서 "토트넘이 UEFA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 티켓 판매 부진을 겪으며 가격 인하에 나섰다"고 전했다. 유럽 대항전에서 입장료를 낮추는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다. 특히 두 경기 연속 수천 석이 비는 상황은 구단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동반 이탈로 경기장의 에너지는 물론 스타 파워도 급감했다. 관중 유입이 줄고 수익이 빠르게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손흥민은 LAFC 이적 직후 현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LAFC는 손흥민 영입 후 홈 티켓 가격이 5배 뛰었고, 손흥민 유니폼은 메시·르브론 제임스를 제치고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단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구단 전체 경제 구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토트넘은 손흥민 효과로 매년 수천 명의 한국 팬들이 런던을 찾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구단에 안긴 연간 수익을 4000만~6000만 파운드(약 750억~1120억 원)로 추정한다.

하지만 손흥민이 떠난 이후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비야레알전과 코펜하겐전에서 상단 좌석이 대거 비었고, EFL컵에선 4만2000명대의 초라한 관중 수에 그쳤다. 도르트문트전은 A등급 경기에서 B등급으로 격하됐고, 사우스 스탠드는 77~94파운드였던 티켓이 58~70파운드로 인하됐다. 단순히 관심이 줄어든 수준을 넘어 위기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A FC 손흥민. (사진=LA FC 홈페이지)
LA FC 손흥민. (사진=LA FC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이 2026년 프리시즌 한국 투어를 검토 중"이라며 "LAFC와의 맞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손흥민과의 감성적인 재회가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구단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토트넘은 관중 감소와 스폰서 이탈, 아시아 시장 위축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손흥민의 이탈은 전력 차원을 넘어 구단 마케팅과 경제 구조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브랜드 자산으로서 손흥민의 가치를 뒤늦게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손흥민의 마지막 공식 경기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전이었다. 팬들은 기립 박수로 작별을 고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고별 경기가 없다는 아쉬움이 크다. 손흥민은 유튜브 채널에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런던에 다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트넘은 여전히 손흥민을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적 이후에도 손흥민 셔츠를 팬 스토어에 진열하며 비판을 받았다. 팬들 상당수가 손흥민을 보기 위해 토트넘 팬이 됐다는 점에서, 구단이 그를 단순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하는 태도에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토트넘이 한국행을 추진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프리시즌 흥행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영국이 아닌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토트넘이 자국 팬보다 해외 시장을 우선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트넘은 지금도 손흥민의 ‘그림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손흥민의 존재감을 앞세워 수익 회복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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