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남은 마지막 중견수 자원 최원준(사진=NC)
시장에 남은 마지막 중견수 자원 최원준(사진=NC)

 

[더게이트]

원조 '서울고 천재'는 과연 내년 시즌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까.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외야수 최원준을 두고 기존 소속팀 NC 다이노스와 중견수가 급한 KT 위즈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2025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신청한 최원준은 1997년생으로 내년 29세가 되는 젊은 FA 야수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 신인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 2016년부터 1군 무대에서 활약했다. 통산 성적은 872경기 타율 0.279(2752타수 767안타) 31홈런 283타점 136도루다.

특히 2020시즌 123경기 타율 0.326(359타수 117안타)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지난해에도 136경기 타율 0.292(438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 21도루로 KIA 통합 우승에 크게 힘을 보탰다. 원래 내야수로 입단했지만 현재는 외야에 정착했으며, 우익수와 중견수를 주로 소화하는 선수다.

올시즌 KIA에서 출발한 최원준은 지난 7월 28일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3대 3 트레이드의 메인 칩으로 NC에 이적했다. NC는 주력 투수진에서 밀려난 김시훈·한재승과 신인 내야수 정현창을 보내고, 대가로 주전급 야수 최원준과 이우성, 백업 내야수 홍종표를 받아왔다.

최원준과 이우성은 올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맹활약으로 KIA 우승에 크게 기여한 선수들. 반등 가능성을 기대하는 한편 야수 뎁스를 두텁게 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트레이드였는데, 결과는 NC의 기대대로였다. 시즌 후반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본 NC는 주전 야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두터운 뎁스의 힘으로 버텨냈고, 시즌 막판 9연승을 질주하며 기적의 5강 진출에 성공했다.

시장에 남은 마지막 중견수 자원 최원준(사진=NC)
시장에 남은 마지막 중견수 자원 최원준(사진=NC)

'계산된 영입'이었던 NC

NC가 애초 최원준을 데려왔을 때 FA를 앞둔 선수인만큼 시장에 나가기 전에 연장계약을 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NC는 처음부터 최원준이 FA 신청하는 상황도 감수하고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 계약으로 NC에 잔류하는 시나리오와 다른 팀으로 FA 이적하는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고 이뤄진 영입이었다.

최원준은 A등급 FA 선수다. FA 보상 규정에 따르면 A등급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20인 보호 선수 외 1인과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 또는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NC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최원준이 타 구단으로 이적해도 20인 외 보상선수와 보상금을 챙길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장사인 셈이다. 최원준의 2025시즌 연봉은 4억원이다.

일단 NC는 최원준과 재계약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NC 핵심 관계자는 "최원준 측과 임선남 단장이 유선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뒤 지난주 한 차례 만났다"면서 "구체적인 제안은 오가지 않았고, 서로 생각을 교환하고 대화하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아직까진 탐색전 수준에 머무는 분위기다.

NC는 "최원준과 계약할 의사가 확실히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단의 스탠스와 여러 역학관계를 고려하면 무리하게 오버페이를 하면서까지 잡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일정 수준의 한도를 정해놓고 그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NC로서도 최원준이 빠질 경우 당장 뾰족한 중견수 대안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NC 한 관계자는 기존 최정원과 2025시즌 1군에 데뷔한 대졸 외야수 고승완, 울산-KBO 폴리그에서 맹활약한 신인 고준휘 등을 거론했다. 고승완은 수비와 주루가 장점이고, 최정원은 타격 능력과 도루 능력이, 고준휘는 방망이가 각각 강점이다. 이 가운데 아직 1군에서 풀타임 중견수로 검증된 자원은 없다.

시장에 남은 마지막 중견수 자원 최원준(사진=NC)
시장에 남은 마지막 중견수 자원 최원준(사진=NC)

KT, 센터라인 강화 '총알' 충분

여기서 변수는 KT의 참전 가능성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T는 센터라인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격수 박찬호 영입을 시도했지만 4년 80억원을 쓴 두산에 밀려 실패했다. 이어 중견수 박해민 영입도 시도했지만 4년 총액 70억원대 오퍼를 하고도 박해민이 LG 로열티를 택하면서 무산됐다.

KT는 여전히 전력보강 의지가 확고하다는 입장이다. KT 한 관계자는 "박해민 영입이 우리가 그린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던 것은 맞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다른 보강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 다른 방법 중에 최원준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제 시장에 남은 중견수 가능 자원은 최원준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박찬호, 강백호, 박해민에게 쓰려고 했던 액수를 고려하면 총알도 충분한 상황이다.

KT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한화 이글스로부터 받을 보상선수가 확정된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를 한화에 빼앗긴 KT는 20인 외 보상선수를 받아오는 절차를 조만간 시작한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선수 중에 주전급 투수부터 내외야 자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기서 '센터라인'에 해당하는 자원을 지명할지 지켜봐야 한다. 만약 투수나 내야수를 지명할 경우에는 외야수 최원준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명분과 필요성이 생긴다.

KT 변수가 최원준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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