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야구 카드 시장의 70년 톱스 장기집권 체제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메이저리그가 톱스와 기존 계약을 종료하고 새 파트너 파나틱스 사와 함께 한다.

톱스 사가 발행한 NFT 야구카드(사진=topps)
톱스 사가 발행한 NFT 야구카드(사진=topps)

[엠스플뉴스]

야구 카드 업계의 70년 장기독점 체제가 마침내 끝났다. 메이저리그(MLB)가 톱스(Topps)사와의 기존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2026년부터 새 파트너 파나틱스(fanatics)사와 함께한다. 블록체인 기술 등장이 스포츠카드 시장에 본격적인 판도 변화를 가져오는 흐름이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톱스 사와의 기존 라이선스 계약을 2025년으로 끝내고, 파나틱스 사를 새 공식 야구 카드 사업자로 선정했다.

톱스는 지난 70년간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카드 시장에서 독보적 1위 브랜드였다. 1938년 뉴욕 브루클린의 츄잉검 회사로 시작한 톱스는 1951년부터 야구 카드 시리즈를 출시, 1952년부터 최근까지 70년간 메이저리그 선수 카드를 독점 제작 생산해 왔다.

컬렉터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톱스사의 야구 카드는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1952년 발행한 뉴욕 양키스 레전드 미키 맨틀 카드는 무려 520만 달러에 판매됐다. 전 세계에 단 50장뿐인 호너스 와그너의 1909년 카드는 660만 달러에 판매돼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9년 기준 미국에서 스포츠카드 시장은 138억 달러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파나틱 사의 로고(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파나틱 사의 로고(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70년간 철옹성이었던 톱스의 아성에 금이 간 건 코로나19 사태와 블록체인 기술 등장에서 비롯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개되며 스포츠카드 트레이딩 시장이 급성장했고 시장 규모가 커졌다. 야구 카드와는 별 관련이 없던 파나틱스 사가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스포츠카드의 디지털 발행이 활성화된 것도 원인이다. 디지털 발행으로 기존 스포츠카드의 단점인 위조, 도난, 파손 위험성이 감소했다. 이미 열성적인 팬 커뮤니티가 형성돼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스포츠카드 시장이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만나면서 더 큰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코인거래 시장의 유동성이 스포츠카드로 건너오면 기존 종이 카드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만했다.

파나틱스 사는 이런 스포츠카드 시장의 높은 가치를 알아채고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스포츠 의류회사로 출발한 파나틱스는2011년부터 투자자를 모으고 사업을 확장해 기업가치 180억 달러짜리 회사로 성장했다. 올해 7월부터는 암호화폐 업계 거물 투자사인 갤럭시 디지털, NFT계 유명인사 게리 베이너척과 함께 ‘캔디 디지털’을 설립해 이더리움 기반 NFT를 발행해 왔다.

파나틱스가 메이저리그에 내기로 한 라이선스 비용은 기존 톱스 사의 10배에 달한다. 스포츠카드 등 각종 저작권 비용으로 2025년부터 20년간 약 20억 달러를 제공할 예정이다. MLB는 파나틱스 지분을 사들여 직접 투자도 한다. 또 MLB 외에 NBA와 NFL 선수 카드도 톱스 사에서 파나틱스 사로 교체될 예정이다.

파나틱스 사가 날개를 단 반면, 톱스사는 주요 수익원이었던 메이저리그를 놓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인수목적회사 뮤드릭 캐피털 어퀴지션과의 합병 계약이 파기된 것도 이번 MLB 계약 종료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이 때문에 지난 4월부터 추진한 스팩(SPAC) 상장도 무산됐다.

일단 톱스는 2025년까지는 현재의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하며 제품 생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MLB 계약이 끝나고 NHL, 메이저리그 축구 등의 종목만 남는 2026년 이후로는 경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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