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한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김진규(25·전북 현대)가 ‘우상’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8·비셀 고베)와 대결을 벌인다.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131경기(13골)에 출전했던 전설 중의 전설이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선 675경기에 출전해 57골 12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었다.
이니에스타는 2017-2018시즌을 마친 뒤 바르셀로나를 떠나 J리그(일본) 비셀 고베로 향했다.
김진규가 이니에스타를 만날 무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이다. 전북 현대는 8월 22일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시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고베와의 대결을 벌인다.
김진규는 “고베는 좋은 팀”이라며 “올 시즌 K리그1 전반기 득점 1위를 달렸던 스테판 무고사가 고베에 있다”고 말했다.
“무고사는 온몸이 무기인 선수다. 어떤 상황에서든 득점을 터뜨릴 수 있다. 잘 대비해야 한다. 이니에스타는 어릴 적부터 우상이었다.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이니에스타와 그라운드 위에서 마주한다면 온 힘을 다하겠다.” 김진규의 얘기다.
K리그 유일 생존 전북, ACL 8강전부턴 자존심 걸고 나선다

올 시즌엔 4개 구단이 K리그를 대표해 ACL에 나섰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대구 FC, 전남 드래곤즈였다.
이 가운데 전북만 살아남았다. 전북은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ACL 8강전에 임한다.
전북은 올 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호앙아인 잘라이(베트남), 시드니 FC(호주)와 한 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성적은 3승 3무(승점 12점). 전북은 H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선 대구를 상대했다. 전북은 대구와의 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 2-1로 승리했다. 김진규가 1-1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김진규는 “힘든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어섰다”며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 분석을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베의 강점은 공격진이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조직력도 탄탄하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고베전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ACL 준결승 진출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베는 2022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킷치 SC(홍콩),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와 한 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성적은 2승 2무(승점 8점). 고베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선 전북과 한 조에서 대결을 벌였던 요코하마를 3-2로 이겼다. 요코하마는 올 시즌 J리그 24경기에서 승점 48점(14승 6무 4패)을 획득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는 팀이다. 고베는 J리그 18개 구단 중 16위로 강등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
전북 김상식 감독은 “16강전에서 120분 혈투를 벌였다”며 “많은 땀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8강에 올랐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눈빛에서 승리 의지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걸 느낀다. 고베에선 오사코 유야, 이이노 나나세이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한·일전이다. 결과를 가져오겠다.” 김 감독의 각오다.
‘첫’ ACL 도전 김진규, 아시아 정상을 꿈꾼다

전북 현대는 K리그 최다우승(9회)팀이다. 올 시즌엔 K리그 최초 6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ACL에선 두 차례(2006·2016) 우승 경험이 있다.
김진규는 전북의 역사를 이을 자원 중 한 명이다. 김진규는 3월 부산 아이파크를 떠나 전북에 합류했다.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친 김진규는 곧바로 전북 중원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진규는 올 시즌 K리그1 18경기에서 뛰며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ACL에선 전북의 8강 진출에 앞장섰다.
김진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전을 꿈꾼다. 김진규는 1월 15일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김진규는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국의 5-1 대승에 앞장섰다. 김진규는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꾸준한 부름을 받는다.
김진규는 유럽 리거가 총출동한 6월 A매치 4연전 중 2경기에 출전했다. K리거로 팀을 꾸린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선 한국이 치른 3경기 모두 출전했다.
김진규에겐 축구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기회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 FA컵, ACL에서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 K리그1에선 올 시즌 1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울산 현대를 승점 9점 차로 추격 중이다. FA컵에선 울산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김진규는 전북의 첫 트레블(리그+FA컵+ACL 우승)에 앞장선 뒤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 시절엔 성남 FC 소속으로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전북에선 이동국이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장소다.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는 박지성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산책 세리머니를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한 번 더 산책 세리머니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 감독의 바람이다.
김진규가 이동국, 박지성을 떠올리는 산책 세리머니로 ACL 준결승 진출에 앞장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