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패전투수가 된 안우진(사진=키움)
선발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패전투수가 된 안우진(사진=키움)

[스포츠춘추=고척]

157km/h를 던지는 괴물 에이스도 혼자 힘으로 연패를 끊기엔 역부족이었다. 7이닝을 버틴 안우진에게 단 한 점도 지원하지 못한 키움이 5연패를 당하며 깊은 하수구 속으로 빨려들었다. 후반기 승률만 보면 한화보다도 못한 키움 야구에 도무지 솟아날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키움은 8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상대 시즌 13차전에서   타선이 무득점으로 꽁꽁 묶이면서 1대 6으로 패배, 최근 5연패와 고척 홈 6연패를 당했다. 키움의 5연패는 시즌 세 번째이자 8월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이날 전까지 4연패를 당한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 카드를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렸다. SSG 상대로 최근 8경기에서 1승 7패를 당할 동안 유일한 1승을 거둔 안우진의 호투에 기대를 걸었다. 당시 안우진은 7이닝 무실점 호투로 김광현(6이닝 2실점) 상대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도 안우진은 기대대로 좋은 투구를 했다. 7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으로 2점만 내주고 삼진은 8개를 잡아내며 시즌 12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최고 157km/h에 달하는 광속구와 평균구속 142km/h짜리 슬라이더로 SSG 강타선을 잘 막았다.

그러나 안우진 등판시 좀처럼 점수를 지원하는 법이 없는(득점지원 3.44점, 최소 2위) 키움 타선이 이날도 잠잠했다. 키움은 SSG 선발 숀 모리만도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2안타 2볼넷에 그치면서 한 점도 내지 못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퍼펙트로 끌려갔고, 4회 2사후 이정후-김혜성의 연속안타가 나왔지만 야시엘 푸이그가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 실패. 5회에는 이지영의 잘 맞은 타구가 전의산의 점프 캐치에 잡히는 불운도 따랐다.

6회엔 베테랑 이용규의 뼈아픈 번트 실패가 나왔다. 연속 볼넷으로 얻은 무사 1, 2루에서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지만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 이용규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후 믿었던 이정후마저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혜성이 직선타 아웃되며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안우진이 내려간 키움은 8회 한때 마무리였던 문성현이 올라와 홈런(최정, 19호)과 잇따른 적시타로 3점을 추가 실점했다. 결국 키움은 이날 1군에 올라온 김성진으로 투수를 바꾸며 수건을 던졌다. 경기는 6대 1로 SSG 승리. 5연패를 당한 키움의 SSG전 상대전적은 3승 10패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수도 있는 팀 간의 맞대결 결과치고는 지나치게 일방적인 승패 기록이다. 

안우진의 역투 장면(사진=키움)
안우진의 역투 장면(사진=키움)

에이스가 나온 경기마저 내준 키움은 후반기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만 해도 키움은 54승 1무 32패 승률 0.628로 1위 SSG에 4.5경기차 뒤진 2위를 달렸다. 강력한 마운드와 튼튼한 불펜을 보유해 SSG를 위협할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혔다.

그러나 키움의 자랑 마운드가 후반기 들어 무너지면서 팀 전체가 무너지는 모양새다. 키움은 이날 포함 후반기 24경기에서 7승 1무 16패로 승률 0.304에 그치고 있다. 후반기 21경기 7승 1무 13패 승률 350를 기록 중인 리그 최하위팀 한화(9위)보다도 못한 승률이다. 

키움은 후반기 93득점에 그칠 동안 140점을 허용해 롯데(152점) 다음으로 많은 점수를 허용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들의 잇따른 실패로 셋업맨 김재웅의 보직을 마무리로 바꾸자 김재웅이 책임지던 7, 8회에 문제가 생겼다. 20일에는 선발 한현희, 타일러 애플러를 불펜으로 기용하는 무리수까지 뒀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전반기 원활하게 잘 돌아가던 마운드 시스템이 흔들리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얼굴을 과감하게 기용해 두터운 투수 뎁스를 구축했던 전반기 모습이 사라지고, 구위가 떨어진 기존 투수들만 쓰는 것도 문제다. 1위와 거리가 어느새 13.5경기 차까지 벌어진 반면, 4위 KT와의 승차는 1경기 차로 좁혀졌다. 키움이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