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선두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선두 경쟁 불씨를 되살렸다(사진=LG)
LG 트윈스가 선두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선두 경쟁 불씨를 되살렸다(사진=LG)

[스포츠춘추]

LG 트윈스가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질 위기에서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선두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연장 역전승을 거둔 LG는 그 기세를 타고 긴 연승을 노릴 분위기다. LG 류지현 감독도 ‘19년 대역전극’과 같은 기적적인 1위 뒤집기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아직 경기 많이 남았다." 류지현 감독은 1위 뒤집기 포기 안 했다

베테랑 김민성이 극적인 만루 홈런으로 선두 싸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사진=LG)
베테랑 김민성이 극적인 만루 홈런으로 선두 싸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사진=LG)

9월 25일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SSG 맞대결은 예상치 못한 흐름이 자주 연출됐다. LG 선발 투수 애덤 플럿코가 경기 전 훈련 도중 등 담 증세를 느껴 1회 말 곧바로 불펜 투수 최성훈으로 교체됐다. LG는 최성훈부터 시작해 무려 10명의 투수를 기용해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LG 타선은 SSG 선발 투수 션 모리만도에 7이닝 동안 1득점으로 공격이 막혔지만, 1대 2로 뒤진 9회 초 2사 뒤 극적인 역전극이 시작됐다. 상대 투수 노경은이 2사 뒤 4연속 볼넷을 허용하면서 3대 3 동점이 만들어졌다. 10회 초엔 바뀐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2사 만루 기회에서 베테랑 김민성이 짜릿한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자칫 5.5경기 차로 벌어져 정규시즌 우승 레이스가 사실상 끝날 분위기에서 저력을 발휘한 LG는 결국 3.5경기 차 추격에 성공했다. 남은 정규시즌 2주 동안 LG가 1위 뒤집기 승부를 걸 조건을 만든 셈이다. 

물론 3.5경기 차라고 해도 1위 뒤집기 시나리오는 쉽지 않다. 3.5경기 차에 잔여 12경기가 남은 LG와 잔여 7경기가 남은 SSG기에 SSG가 4승 3패를 기록할 경우 LG는 무려 11승 1패를 기록해야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 매직 넘버가 불과 ‘3’뿐인 2위 확정에 더 집중해야 할 분위기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1위 뒤집기를 포기하지 않은 뉘앙스였다. 류 감독은 25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오늘 경기를 최대한 이기려고 노력하겠다. 최근 경기 차가 조금 늘었지만, 우리 팀엔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긴 연승이 필요할 때가 왔다. 모든 순위가 결정이 날 때까지 최선의 전력을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다가오는 7연전이 LG에 큰 숙제다. 이미 최근 고춧가루를 두 차례 맞은 한화 이글스 원정 2연전을 시작으로 여전히 순위 싸움 중인 KT WIZ 홈 1연전, NC 다이노스 홈 3연전, KIA 타이거즈 홈 1연전이 연이어 펼쳐진다. 이번 7연전에서 최소 6승 1패 이상을 기록해야 정규시즌 마지막 주간에 승부를 걸 여건이 만들어진다. 

3년 전 두산 극적 뒤집기과 유사한 흐름, 홀로 치르는 홈 최종전은 복선일까

선두 SSG와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LG 류지현 감독은 1위 뒤집기를 위해 시즌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단 각오를 전했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선두 SSG와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LG 류지현 감독은 1위 뒤집기를 위해 시즌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단 각오를 전했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LG가 모방하고 싶은 시나리오는 두산 베어스의 ‘19년 대역전극’이다. 2019시즌 막판 당시 두산은 11경기를 남긴 가운데 1위 SK 와이번스에 4.5경기 차로 뒤지고 있었다. 두산은 SK와 원정 더블헤더를 모두 잡고 2.5경기 차로 좁힌 뒤 남은 9경기에서 7승 1무 1패의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줬다. SK는 잔여 경기에서 4승 3패를 기록해 승률 동률을 이뤘지만, 당시 규정상 상대 전적 열세로 정규시즌 우승컵을 시즌 최종일에 두산에 넘겨야 했다. 

2022시즌 막판 분위기도 2019시즌과 흡사한 면이 있다. 당시 두산과 같이 LG는 SSG와 시즌 최종전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고 경기 차를 다시 좁혔다. 또 경기 숫자가 더 많이 남았기에 최대한 긴 연승과 더불어 많은 승리를 가져온다면 SSG를 다시 압박할 수 있다. 

다시 쫓기는 상황이 된 SSG도 순위 싸움 중인 키움과 KIA를 만나야 하는 쉽지 않은 일정이 다가온다. 3년 전 SK도 두산과 더블헤더 2연패 뒤 키움을 만나 또 패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SSG의 시즌 최종전은 10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다. 3년 전 시즌 막판 가장 뼈아팠던 패배인 대구 원정 끝내기 패배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반대로 LG는 3년 전 두산과 같이 시즌 최종전을 10월 9일 잠실 홈 경기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KT와 치를 전망이다. 당시 두산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야 하는 NC를 따로 홀로 편성된 시즌 최종전에서 잡고 극적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러모로 3년 전과 같은 극적인 시나리오가 떠오르는 LG의 상황이다.

류지현 감독의 앞선 말처럼 LG는 1위 가능성이 산술적으로 없어질 때까지 총력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2위에 안착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 KT와 키움처럼 까다로운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KBO리그 역대 플레이오프 31차례에서 2위 팀이 업셋을 당한 사례는 15차례로 확률이 무려 48%에 달한다. 2위가 아닌 1위 뒤집기에 목숨을 걸어야 할 이유기도 하다. 

LG가 긴 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SSG가 압박감에 무너진다면 3년 전과 같은 극적인 대역전극이 다시 나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과연 일주일 뒤 정규시즌 마지막 주간을 앞두고 SSG와 LG가 어떤 위치에서 마지막 일전을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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