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4년 동안 정 들었던 두산 베어스와 호세 페르난데스가 끝내 결별을 맞이할까. 이승엽 신임감독 선임과 함께 새판 짜기에 돌입한 두산은 외국인 타자 교체 작업도 꽤나 진척한 분위기다.
두산은 10월 18일 잠실구장에서 제11대 사령탑 이승엽 신임감독 취임식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허슬두’ 부활을 위한 키워드로 기본기와 디테일, 그리고 팬 퍼스트를 강조했다.
팀 전력 향상을 위한 방향성도 나왔다. 이 감독은 수비 실책 감소 목표와 더불어 보다 더 짜임새 있는 타선 구축을 예고했다. 두산은 2022시즌 팀 타율 리그 6위(0.255), 팀 출루율 리그 9위(0.324), 팀 장타율 리그 8위(0.365)에 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 수치를 못 끌어올린다면 이 감독이 추구하는 디테일이 있는 야구와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야구에선 수천가지 상황이 벌어진다. 때로는 스몰볼, 때로는 빅볼, 때로는 데이터 야구를 펼쳐야 한다.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하고 싶다. 한 점이 필요할 때는 스퀴즈 작전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 팀이 생각 못한 플레이를 하는 게 우리 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3루 득점권에서 외야 뜬공으로 쉽게 득점할 수 있는 팀이 돼야 한다. 이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신임감독이 바라본 중심 타선 "'4번 타자' 김재환, 30홈런 이상 쳐줘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 출신이다. 팀 홈런과 장타력 개선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이 홈런을 기대하는 선수로 가장 먼저 언급한 이름도 주장이자 4번 타자인 김재환이었다.
이 감독은 “김재환 선수가 올 시즌 타율 2할 중반대에 23홈런을 기록했다. 사실 장타는 4번 타자가 쳐줘야 한다. 30개 이상 홈런을 쳐줘야 앞뒤 타자들에게도 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김재환, 양석환에다 앞으로 합류할 외국인 타자까지 중심 타선에서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그 뒤에 있는 타자들도 많은 장타를 날릴 것으로 생각한다.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40개, 50개를 치는 건 무리가 있다. 2루타를 많이 치는 타격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이 감독의 말에서 또 주목할 단어는 앞으로 합류할 외국인 타자다. 두산은 최근 4년 동안 함께했던 호세 페르난데스와 이별이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이미 두산은 시즌 막판부터 페르난데스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새 판짜기를 이미 준비했다.
2022시즌 페르난데스는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157안타/ 6홈런/ 77타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해가 갈수록 타격 지표가 떨어진 페르난데스는 2022시즌 병살타만 무려 34개를 날리면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병살타 신기록까지 경신했다. 이미 종전 기록(2020시즌 26개)도 페르난데스다 자신이 보유했던 기록이었다. 홈런과 장타가 줄어들고 뜬공보다 땅볼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였다.
새 판짜기 돌입한 두산, 이승엽 감독 원하는 '2루타 생산 특화' 외국인 외야수 영입할까

두산이 새롭게 찾는 외국인 타자 유형은 중장거리포 외야수다. 팀 타격 수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선 외국인 타자의 타격 능력이 최대한 고려돼야 한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타자 포지션은 주로 코너 외야수와 1루수다. 1루수엔 이미 양석환과 김민혁이란 자원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외야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두산 사정에 정통한 한 야구계 관계자는 “두산이 이미 새 외국인 타자 후보들과 접촉해 상당 부분 계약에 진척을 보인 것으로 안다. 올 시즌 중반 팀을 잠시 떠났었던 베테랑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가 다시 팀에 복귀해 외국인 선수 계약 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더라. 홈런 생산 능력에 초점을 맞춘 거포보단 어느 정도 운동 능력이 있으면서 애버리지 계산도 서는 중·장거리포 스타일로 들었다. 코너 외야수 역할도 충분히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승엽 감독은 일본야구와 같은 디테일을 닮고 싶단 뜻을 밝혔다. 1, 2번 타순엔 중심 타선을 받쳐줄 테이블 세터 자원인 정수빈과 허경민으로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된다면 애버리지 계산이 서는 외국인 타자가 3번에 위치하는 게 이상적이다. 이 감독이 바라는 ‘2루타를 많이 생산하는 스타일’이 필요하다.
외국인 타자 뒤를 홈런 생산 능력에 특화된 김재환과 양석환이 받쳐줄 수 있다. 혹여나 올 수도 있는 거물급 FA 타자가 있다면 5번에 또 다른 ‘양’이 투입될 수 있다. 이 감독이 딱 짚어 꼽은 내야수 안재석을 포함해 하위 타선에서도 김인태·강승호·안재석·김대한·이유찬 등 젊은 야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이 감독의 기대대로 팀 타순이 구축된다면 2023시즌 두산 팀 타격은 환골탈태할 전망이다. 두산이 2010년대 들어 최악의 팀 타격 지표를 남겼던 2022년을 뒤로하고 2023년 확 달라진 팀 타선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