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타격과 수비, 모두 높은 평가를 줬다. 잠재 가치까지 고려한다면, 가히 A+급 유망주다.”
지난 9월 14일 드래프트장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이 한 선수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경기고 3학년생 포수 이상준을 향한 기대다.
KIA는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상준을 3라운드 26순위로 지명했다. 이날 KBO리그 10개 팀에 지명된 포수 자원 가운데 가장 빠른 순번이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 능력도 돋보여” KIA는 ‘완성형 포수’ 이상준 꿈꾼다

이상준은 우투·우타로 181cm, 105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췄다. 지난 고교야구 3시즌 52경기에 출전해 7홈런 타율 0.293, 출루율 0.354, 장타율 0.478 활약을 펼쳐 장타 능력을 겸비한 ‘대형 포수’ 재목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올 시즌엔 다소 부침이 있었다. OPS(출루율+장타율) 0.9를 상회했던 1, 2학년 때(33경기 0.905)와 달리, 3학년인 올해 19경기에 출전해 OPS 0.741에 그친 까닭이다.
그랬던 이상준이 3학년 시즌을 아쉬움만으로 끝낸 건 아니었다. 9월 초 타이완 타이중에서 열린 제31회 WBSC U-18 야구월드컵에 청소년 대표로 출전해 좋은 활약을 선보인 것.
이상준은 이번 대회에서 지명타자와 포수를 오가며 9경기 7안타 타율 0.333, 출루율 0.364, 장타율 0.381로 대표팀의 동메달(3위) 입상에 이바지했다.
이에 14일 스포츠춘추와 드래프트 현장에서 만난 KIA 심재학 단장은 이상준을 향해 “본래 지닌 파워가 있기에 공격적인 재능이 돋보인다. 하지만, 우린 수비 쪽 재능을 더 많이 주목했다. 어깨가 워낙 좋은 선수다. 특히, 2루 송구 팝타임의 경우엔 현역 프로들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라며 칭찬했다.
이날 3라운드 지명을 앞두고, KIA는 타임을 활용한 끝에 이상준을 선택했다. 그 배경을 묻자, 심 단장은 “(이상준이) 당초 우리 지명 순서까지 내려오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며 “3라운드는 투수 자원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상준을 지명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 그래서 타임을 외쳤고, 스카우트 팀과 의견을 나눠 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프로 온 것에 그치지 않겠다…빠른 성장 통해 주전 포수 경쟁에 전념할 것”

이상준 역시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하다. 이날 지명 행사 종료 후 이상준은 “다들 날 ‘공격형 포수’로 많이 아신다. 하지만, 수비도 타격못지 않게 자신 있다. 앞으로 KIA 팬들께 ‘수비형 포수’ 면모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준을 포함해 청소년 대표팀은 이번 드래프트가 열리기 3일 전 귀국한 바 있다. 하지만, 드래프트장에서 만난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타이완과) 시차는 한 시간 밖에 차이가 안 난다. 피로도가 딱히 없더라. 귀국하자마자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힘든 일정이었지만, 다 같이 힘을 내서 동메달까지 얻었기에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준이 미소와 함께 설명했다.
향후 팀 내 포수 선배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이상준은 “팀 선배들께 많이 배우고 싶다”며 “다만, 배우는 데 그치지 않겠다. 단지 프로에 온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난 프로에서 성공하는 게 목표다. 빨리 성장해 주전 포수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프로 무대 입성을 앞둔 이상준이 고대하고 있는 대결이 있다. 한화 이글스 강속구 우완 영건 문동주를 손꼽은 이상준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문동주 선배의 위력적인 공을 TV로만 봤지만, 동시에 머릿속으론 가상의 수 싸움을 항상 벌였다. ‘내가 타석에서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이미지 트레이닝 말이다. 프로에 온 만큼, 문동주 선배와 꼭 맞붙어 보고 싶다.”
이상준은 이날 가장 빠른 순번에 호명된 포수다. 이번 드래프트 포수 최대어임을 더욱 공고히 알리는 순간이 된 셈이다. KIA는 그런 이상준을 통해 ‘현재와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한다.
“이상준은 팀의 포수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유망주다. KIA엔 현재 김태군이란 주전 포수도 있고, 한준수, 한승택, 신범수 등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 내년엔 권혁경이 군복무를 마친다. 이 경쟁 구도에 이상준까지 더해진다면, 포수진 뎁스가 더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심재학 단장이 내다본 KIA의 미래 안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