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인천]
“원래 1군에 있어야 할 선수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타격과 수비 모두 제 폼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선 2번 타순에 고정 배치했다. 가능한 한 타석을 많이 소화하면서 자신감을 찾길 바란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대행의 소망이 닿은 것일까. 긴 침묵에 빠졌던 내야수 한동희가 비로소 화답하기 시작했다.
롯데가 9월 24일 인천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전을 8대 1로 승리했다. 이날 롯데 타선은 총합 14안타-9볼넷을 기록해 SSG 마운드를 줄곧 괴롭혔다. 하위타선에선 정대선(3타점), 손성빈(2타점)의 집중력이 빛났다.
이로써,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겨 5위권 재진입 불씨를 지핀 롯데다. 특히, 이날 2번-3루수로 선발 출전한 한동희가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활약을 펼쳐 팀 승리를 도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인천 원정 3경기에서만 11타수 4안타를 선보인 것.
당초 한동희는 지난해 은퇴한 ‘전설’ 이대호의 횃불을 이어받을 선수로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롯데의 올 시즌 개막전 4번 타자 역시 한동희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런 한동희가 시즌 내내 부침을 겪고 있다. 개막 뒤 전반기엔 64경기에 출전해 4홈런 타율 0.225, 출루율 0.278, 장타율 0.324에 그쳤다. 잇따른 부진에 롯데가 칼을 빼 들었다. 지난 6월, 8월 총 두 차례에 걸쳐 한동희를 2군에 내려보낸 까닭이다.
한동희가 다시 1군 무대를 밟은 건 8월 20일이었다. 복귀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타격감 회복(9월 25타석 타율 0.211)은 여전히 요원해 보였다.
그런 한동희가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7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로 무려 두 달여 만이다. 한동희는 24일 SSG전 5회 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문승원이 2구째 던진 142km/h 속구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한동희의 시즌 5호 홈런이다.
한편, 이날 롯데 마운드에선 선발 애런 윌커슨이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9번째 퀄리티스타트(QS)와 함께 5승째를 챙겼다. 그 뒤 롯데는 심재민-신정락-김도규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해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