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받은 LG(사진=LG)
우승 트로피를 받은 LG(사진=LG)

 

[스포츠춘추=잠실]

4회에 승부가 갈렸다. 3회까지는 임찬규와 김동주의 팽팽한 투수전 속에 두산이 1대 0으로 근소하게 앞서 나갔다. 지난 LG전(9월 30일) 6이닝 1실점 쾌투를 펼쳤던 김동주는 이날도 최고 149km/h 속구를 앞세워 2회까지 퍼펙트, 3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4회 1사후 김현수가 선두타자 안타로 흐름을 돌렸고, 오스틴 딘의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베이스가 꽉 들어찼다. 문보경의 1루쪽 땅볼로 상황은 2아웃 만루. 김민성 타석에서 LG 벤치는 문성주 대타 카드를 선택했고, 4구째를 받아친 문성주의 큼직한 타구가 정수빈의 글러브 끝에 맞고 떨어지면서 모든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정수빈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처럼 보이는 타구였지만 최초스타트때 방향 잘못 잡아 마지막 순간에 놓쳐. 두산 벤치는 김동주를 내리고 박치국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이재원 볼넷, 허도환 몸에 맞는 볼로 다시 꽉 찬 만루에서 이번엔 박해민이 좌측 적시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였다. 4회말 공격만 30분 넘게 펼친 LG는 스코어 5대 1로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5회까지 두산 타선을 1실점으로 잘 막은 임찬규는 6회초 2사 1, 2루에서 LG 팬들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물러났다. LG는 6회부터 백승현(1이닝)-정우영(0.1이닝)-유영찬(1이닝)-김진성(1이닝)이 차례로 올라와 두산의 추격을 막았다. 역대 우완 최초로 80경기에 등판한 김진성은 시즌 4호 세이브. 정우영은 역대 13번째 110홀드 기록을 세웠지만, 고우석은 최종전 등판 불발로 역대 12번째 140세이브 기록을 다음 시즌으로 미뤘다.

LG가 공개한 한국시리즈 엠블럼(사진=LG)
LG가 공개한 한국시리즈 엠블럼(사진=LG)

 

*이로써 LG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라이벌 두산 상대로 승리, 시즌 상대전적에서 11승 5패 절대 우세로 마무리했다. LG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시즌 연속 두산에 상대전적 열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에는 1승 15패로 라이벌이라고 하기 민망할 만큼 철저하게 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승 6패로 2014년 이후 처음 ‘우세’를 기록한 뒤, 올해도 시즌 내내 우세를 지키며 2년 연속 자존심을 세웠다. LG는 최종전 승리로 경기 후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전달 행사를 더욱 축제 분위기 속에 치를 수 있었다. 

*승리투수 임찬규는 5.2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4승을 달성했다. 임찬규의 14승은 1998년 김용수(15승) 이후 LG 국내투수의 한 시즌 최다 선발승이다. 또 임찬규는 이날 5이닝 이상 투구로 시즌 144.2이닝을 기록, 통산 세 번째 규정이닝도 달성했다. 임찬규는 앞서 2018년 146.2이닝, 2020년 147.2이닝을 기록한 바 있다.

LG 국내선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순위
1995 이상훈 29선발 20승
1994 이상훈 27경기 18승
1994 김태원 28경기 16승
1998 김용수 25경기 15승
1994 정삼흠 27경기 15승
1990 김태원 27경기 14승
1993 정삼흠 29경기 14승
2023 임찬규 26경기 14승

*경기후 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가 국내 에이스답게 좋은 피칭 해주었고 14승으로 개인 최다승 올린 것을 축하한다. 시즌 초반 팀이 어려울때 선발로서 기둥이 되어준 점 다시 한번 칭찬하고 싶다”고 선발 임찬규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오늘 4회 1사 만루에서 득점이 안되며 힘들게 갈수도 있었는데 문성주가 3타점 2루타를 쳐주며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도 가져올수 있었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도 되었다. 우리 선수들 정규시즌 고생 많이 했고 페넌트레이스 1위 축하해 주고 싶다. 마지막 경기까지 관중석을 만원관중으로 가득 채워주신 팬들의 응원 덕분에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두산으로서는 뼈아픈 패배가 됐다. 양의지가 체력 저하로, 김재환이 손바닥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고 타선이 LG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잘 던지던 김동주가 4회 한순간에 무너진 과정도 아쉬웠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승리한 NC, 경기가 없었던 SSG에 밀려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남은 SSG 상대 2경기 전승을 노려야 하는 상황. 두산은 16일 라울 알칸타라를 앞세워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두산 호세 로하스는 8회초 추격의 솔로 홈런으로 시즌 19호째를 기록했다. 남은 2경기에서 1홈런을 추가하면 시즌 20홈런을 채운다. 두산 외국인 타자가 20홈런을 기록한 건 2020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21홈런)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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