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슈어저(사진=mlb.com 화면)
맥스 슈어저(사진=mlb.com 화면)

 

[스포츠춘추]

‘매드 맥스’가 돌아왔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노장 투수 맥스 슈어저가 10월 19일(한국 시각) 홈에서 열리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상대 선발투수는 대표적인 ‘가을 사나이’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다.

슈어저의 이날 등판은 부상 복귀전이다. 슈어저는 36일 전에 마지막으로 등판한 뒤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애초엔 포스트시즌 등판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재활을 마치고 ALCS 엔트리에 합류했다. 

돌아온 슈어저에게 텍사스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냉정하게 보면 중요한 가을야구 경기에 등판하는 투수에게 36일은 너무 긴 공백이다. STATS Perform에 따르면 역사상 포스트시즌 경기 선발 등판 전 공백이 규어저보다 더 길었던 투수는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터커 데이비슨(138일),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의 애런 쿡(79일), 1910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의 수석 벤더(40일) 등 단 세 명뿐이었다. 이 중 데이비슨은 2이닝 4실점을 허용했고(팀 5대 9 패배), 쿡은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한 달 넘게 마운드를 떠나 있다가 돌아온 투수가 추운 날씨, 부담감이 큰 가을야구 경기,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가을야구 진출 팀을 상대로 잘 던지길 기대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일지 모른다. 

가을야구 등판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슈어저(사진=mlb.com 화면)
가을야구 등판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슈어저(사진=mlb.com 화면)

 

“슈어저, 몸 상태 정상아냐…최근 시뮬 게임 68구가 전부”

현지 보도에 따르면 돌아온 슈어저의 몸 상태는 100% 완벽과 거리가 멀다. 슈어저는 이번 재활 기간 실전 등판을 치를 기회가 없었다. 최근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68구를 던진 게 그나마 가장 실전에 가까운 경험이었다. 여기서 슈어저의 최고구속은 93마일에 그쳤다. 팔꿈치 부상 이후 세 차례 재활 등판을 소화했던 지난해 메츠 시절과는 사정이 다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슈어저는 자신의 몸 상태가 정상 컨디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날 밤에 얼마나 많은 투구를 던질 수 있을지,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을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슈어저는 분명 야구 역사상 최고 투수 중 하나지만 최근 2년은 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메츠 시절인 작년 NL 와일드카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이 대표적이다. 슈어저는 5회까지 홈런 4방을 맞고 7실점 하며 무너졌고 ‘100승 팀’ 메츠는 그대로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올해도 메츠 유니폼을 입고 부상으로 조기 강판, 부상으로 등판 연기, 끈적한 이물질로 인한 퇴장과 출전 정지, 부상 복귀전에서 대량실점 등등 온갖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텍사스로 이적한 뒤엔 조금 나은 투구를 했지만,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휴스턴 원정처럼 부끄러운 경기도 있었다. 그리고 그 슈어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36일 만에 가을야구에서 휴스턴과 만난다. 잘 던지리라고 기대하기엔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 

‘디 애슬레틱’은 “한때 킬러 슬라이더였던 그의 슬라이더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평균 이하의 구종으로 평가받았다. 평균 속구 구속은 92.8마일로 해마다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삼진 비율은 2013년 이후 가장 낮고 볼넷 비율은 2013년 이후 풀 시즌 중 가장 높다. 그리고 그의 홈런 비율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슈어저를 ‘필멸자’로 묘사했다. 

대부분의 득점이 홈런을 통해 나오고 있는 이번 포스트시즌과 피홈런이 많은 슈어저의 만남은 최악의 조합이다. 텍사스는 슈어저의 호투로 시리즈 3연승을 거두고 휴스턴을 벼랑 끝에 몰아넣길 바라겠지만, 결과는 반대로 휴스턴이 1승을 거두고 반등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슈어저의 모습에서 작년 플레이오프 LG의 운명을 바꾼 아담 플럿코가 떠오른다면 지나친 냉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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