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더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 맨체스터 시티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9월 30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황희찬의 이름 대신 꺼낸 말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프턴 공격진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황희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자 ‘더 코리안 가이’로 표현했다.
울버햄프턴은 30일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맨시티에 올 시즌 리그 첫 패배를 안겼다.
승리의 주역은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이날 결승골을 터뜨리며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물오른 황희찬, ‘골로 말하는’ 더 코리안 가이

황희찬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주목받는 공격수 중 한 명이다.
황희찬은 올 시즌 EPL 10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EFL컵 1경기에서도 1골을 넣었다.
황희찬이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서 한 시즌 6골 이상을 기록한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황희찬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FC 리퍼링(이상 오스트리아), 함부르크 SV(독일 2부), RB 라이프치히(1부)에서 뛴 바 있다.
황희찬은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고 처음 유럽 5대 리그를 경험했다. 2020-2021시즌이었다. 황희찬은 이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출전 기회를 받은 18경기 중 선발은 3회뿐이었다.
황희찬은 라이프치히에서의 첫 시즌을 마치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찾았다. 그때 인연을 맺은 게 울버햄프턴이었다. 황희찬은 1년 임대로 울버햄프턴에서의 첫 시즌을 시작했다.
황희찬은 2021-2022시즌 울버햄프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올렸다. 황희찬이 유럽 5대 리그에서 남긴 한 시즌 최고 기록이었다.
황희찬은 2023-2024시즌의 절반도 소화하지 않고 2021-2022시즌 기록을 넘어섰다.
황희찬이 올 시즌 초반부터 팀 핵심이었던 건 아니다. 황희찬은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조커로 2023-2024시즌을 시작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EPL 2라운드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전,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리그 4라운드에서 잇달아 득점포를 가동했다. 황희찬은 9월 A매치 직후 열린 올 시즌 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또다시 골맛을 봤다. 황희찬이 주전으로 확실하게 올라선 경기였다.
황희찬은 9월 26일 입스위치와의 EFL컵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EPL에서 황희찬보다 많은 골을 기록 중인 이는 엘링 홀란드, 손흥민, 칼럼 윌슨, 모하메드 살라뿐이다.
‘해결사 능력’ 증명 중인 황희찬, 다음은 꾸준함이다

황희찬은 유럽 5대 리그에서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적이 없다. 가장 큰 요인은 잦은 부상이었다.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하길 반복하면서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올 시즌엔 황희찬의 의지부터 다르다. 황희찬은 “EPL에서 보내는 3년 차 시즌”이라며 “이젠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팀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득점을 터뜨리든 아니든 달라지는 건 없다. 팀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울버햄프턴엔 아주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동료가 많다. 부상 없이 이 동료들과의 호흡을 이어가고 싶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겠다.” 황희찬이 10월 A매치 2연전을 마치고 남겼던 말이다.
황희찬은 주 포지션인 왼쪽 공격만 소화하지 않는다. 왼쪽 미드필더, 스트라이커, 오른쪽 공격수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최근엔 투톱의 한 자리를 맡고 있다. 황희찬의 득점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것.
황희찬은 올 시즌 팀 득점 1위다. 마테우스 쿠냐(2골 1도움), 사샤 칼라이지치(2골)가 뒤를 잇는다.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프턴 공격 핵심으로 평가받는 페드로 네투는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1골 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울버햄프턴 게리 오닐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황희찬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면서 “내가 황희찬에게 개별적으로 해준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매 순간 모든 걸 쏟아낸다. 황희찬은 훈련장에서부터 온 힘을 다한다.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황희찬은 2014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황희찬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