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페디(사진=NC)
에릭 페디(사진=NC)

 

[스포츠춘추=수원]

NC 다이노스가 파죽의 포스트시즌 5연승을 달렸다. 초반부터 터진 타선이 ‘무패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무너뜨렸고, 20승 투수 에릭 페디가 두자릿수 삼진을 잡으며 역투했다.

페디와 쿠에바스의 에이스 맞대결로 기대를 모은 30일 수원 플레이오프 1차전. 그러나 승부는 초반에 싱겁게 갈렸다. NC는 1회초 공격에서 손아섭과 박민우의 연속안타, 제이슨 마틴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선취점을 얻었다. 반면 KT는 페디의 강력한 구위에 눌려 삼자범퇴로 1회 공격을 마쳤다.

NC는 2회 오영수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추가점을 올린 뒤, 3회 황재균의 실책과 박건우의 2루타로 3대 0으로 달아났다. 이어 권희동이 툭 갖다 맞히는 타격으로 적시타를 만들어 4대 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KT도 3회말 반격에 나섰다. 이날 비장의 카드로 7번 타순에 포진한 문상철이 페디의 바깥쪽 투심을 밀어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어 배정대의 땅볼타구가 2루 베이스에 맞고 안타가 되는 행운이 따랐다. KT 쪽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분위기. 그러나 여기서 박경수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상수의 안타 코스성 타구를 김주원이 재치있는 수비로 아웃 처리해 2아웃을 만들었다.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KT는 더 따라붙지 못하고 공격을 마쳤다.

위기를 넘긴 NC는 4회말 대거 4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 김형준이 볼넷으로 걸어나가 4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 이어진 김주원의 투수 앞 번트 때 쿠에바스가 2루로 던지려다 악송구가 되면서 무사 1, 2루가 됐고, 흥분한 쿠에바스의 폭투로 상황은 무사 2, 3루로 더 악화됐다. 여기서 손아섭이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적시타로 연결, 5대 1을 만들면서 쿠에바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 자원 엄상백을 투입해 추가 피해 없이 이닝을 끝내려 했다. 그러나 엄상백이 진화에 실패했다. 박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여기서 박건우의 우익수 희생뜬공이 나오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6대 1로 점수가 더 벌어졌다. 결국 KT는 다시 이상동으로 투수 교체. 여기서 권희동이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날렸고, 배정대가 따라가서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잡지 못하면서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8대 1 NC의 리드,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난 순간이다.

타선의 지원에 힘을 얻은 페디는 4회말 KT 중심타자 셋을 전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말 선두타자 조용호까지 5타자 연속 삼진. 문상철의 볼넷 판정 이후 심판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퇴장당할 뻔한 위기와 교체당할 뻔한 위기가 있었지만 무사히 넘겼고 6회 삼진 2개를 추가해 6이닝 1실점 12탈삼진으로 이날의 투구를 마감했다.

KT는 8대 1로 뒤진 상황에서 손동현, 주권, 박영현 등 승리조 투수들을 차례로 투입해 추가 실점하지 않다가 9회 김민이 오영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9점째를 내줬다. NC는 페디가 물러난 뒤 김영규-류진욱을 차례로 올려 KT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올라온 이용찬이 배정대에게 만루포를 허용했지만 점수차가 워낙 커 승패에는 영향이 없었다. NC의 9대 5 승리.

정규시즌 20승 투수 페디는 또 하나의 승리를 팀에 안겼고, 정규시즌 무패 투수 쿠에바스는 첫 패전을 가을야구에서 기록했다. NC 손아섭, 권희동, 오영수는 3안타 경기. 박민우도 멀티히트와 볼넷까지 3출루로 활약했다. 

홈런포를 날린 오영수(사진=NC)
홈런포를 날린 오영수(사진=NC)

*NC는 1차전 승리로 올해 포스트시즌 5연승 행진을 달렸다. 2020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가을야구 7연승 행진이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례는 총 39번 가운데 30회로 76.9%에 달한다.

*페디는 이날 최고 153km/h의 강력한 속구와 스위퍼를 앞세워 12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89년 선동열, 2020년 두산 크리스 플렉센이 기록한 11개였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지배하는 슈퍼 에이스의 진가를 보여준 페디다.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쿠에바스(사진=KT)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쿠에바스(사진=KT)

*시즌 12승 무패 투수 쿠에바스는 이날 3이닝 만에 7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때 없던 패전을 포스트시즌에서 기록했다. 쿠에바스의 올해 정규시즌 최소이닝도 3이닝으로 두 차례 기록한 바 있다. 쿠에바스는 종전 포스트시즌 선발등판에선 두 차례 모두 7이닝 이상을 책임진 바 있다.

*KT는 이날 1~6번 타자들이 6회까지 페디의 구위에 완벽하게 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도합 17타수 무안타 11삼진. 7회 공격에서 장성우의 안타가 이날 KT 상위타순에서 나온 첫 안타였다. 다만 KT는 9회말 공격에서 배정대의 만루홈런으로 따라붙는 모습으로 2차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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