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에서 설욕을 벼르는 쿠에바스(사진=KT)
4차전에서 설욕을 벼르는 쿠에바스(사진=KT)

 

[스포츠춘추]

3차전 승리로 기사회생한 KT 위즈와 4차전에서라도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NC 다이노스가 11월 3일 창원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4차전을 펼친다. 여전히 1패만 해도 그대로 가을야구가 끝나는 KT는 1차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다시 기용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NC는 에릭 페디로 맞불을 놓는 대신 순리대로 송명기를 선발 기용한다. 사흘밖에 못 쉰 쿠에바스와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난 NC 타선 가운데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건 어느 쪽일까.

NC의 히든 카드 송명기(사진=NC)
NC의 히든 카드 송명기(사진=NC)

 

선발투수: ‘4일턴’ 쿠에바스 vs ‘첫 번째 투수’ 송명기

KT는 쿠에바스가 1차전에 이어 다시 선발로 올라온다. 애초 배제성이 유력한 4차전 선발 카드로 거론됐지만, 팀이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리자 이강철 감독은 과감하게 에이스 카드를 빼 들었다. 쿠에바스로선 지난 1차전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당시 쿠에바스는 NC 상대로 1회부터 4회까지 매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내며 곤욕을 치렀다. 에이스가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KT는 결국 5대 9로 1차전을 내줬다. 당시 투구 수가 75구로 그렇게 많은 공을 던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3일 휴식 후 등판은 선발투수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경기 초반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안다. 올 시즌 쿠에바스는 4일 턴 등판이 한 번도 없었다. 그가 사흘 이하만 쉬고 등판한 건 2020년 플레이오프가 처음이자 마지막. 당시 쿠에바스는 두산전 구원 등판 뒤 이틀 쉬고 선발 등판해 8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한편 NC는 페디가 아닌 우완 송명기를 택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파격이나 무리수보다는 순리에 따른 선수 기용을 선호하는 강인권 감독이다. 송명기는 올 시즌 35경기 4승 9패 평균자책 4.92로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KT 상대 성적도 3경기 2선발 1패 평균자책 4.76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KT는 라인업에 좌타자가 1명뿐인 팀. 그런데 송명기의 우타자 상대 성적은 타율 0.299에 OPS 0.819, 좌타자 상대  0.222 0.687과 비교해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다만 정규시즌 KT전 피안타율은 0.195로 나쁘지 않았다. 송명기가 긴 이닝을 던지면 좋겠지만 NC 입장에선 만일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우완 이용준이 두 번째 투수로 붙어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KT 외야수 배정대(사진=KT)
KT 외야수 배정대(사진=KT)

 

라인업: 상위 타선의 계속되는 침묵 vs 체력의 한계

KT는 3차전을 어렵게 잡긴 했지만 여전히 침체된 타선의 빈약한 득점력이 고민이다. 아직 가을야구에서 안타가 없는 앤서니 알포드를 비롯해 박병호, 황재균, 김상수 등 상위 타자들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라인업에서 유일한 좌타자인 조용도도 타율 0.143으로 부진하다. 이강철 감독으로선 강백호, 김민혁의 부상 이슈가 못내 아쉬울 듯하다. 오히려 하위타선인 문상철과 배정대가 시리즈 내내 폭발적인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3차전에서 두 선수의 활약이 KT를 승리로 이끌었다. 4차전에선 과연 라인업의 변화가 있을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1~5번 타자들이 살아나지 않으면, NC에서 페디가 아닌 누가 올라와도 많은 점수를 내기 어렵다.

한편 3차전에서 가을야구 들어 첫 무득점 경기를 한 NC는 9번 김주원만 홀로 멀티 히트로 활약했다. 특히 3~5번 타순이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게 아쉬웠다. 3차전까지 가을야구 7경기를 치른 NC로선 타자들의 컨디션과 체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서 고민이다. 쿠에바스를 마음껏 두들겼던 1차전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KT 마무리 김재윤(사진=KT)
KT 마무리 김재윤(사진=KT)

 

불펜: 명불허전 손박김 트리오 vs 이틀 쉰 류진욱-이용찬

불펜싸움에선 이제 KT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KT는 3차전에서 7회 손동현, 8회 박영현, 9회 김재윤을 차례로 투입해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반 NC의 반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승리조의 호투. 4차전에서도 중반까지 일단 앞서거나 동점 상황만 되면 바로 필승조를 투입할 전망이다. 필요하면 4아웃이나 2이닝도 던지게 하는 게 이강철 감독 스타일이다. 

반면 NC 불펜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상태가 좋지 않다. 투수들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진 게 뚜렷이 보인다. 어깨 뭉침으로 2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던 좌완 김영규는 3차전에 올라왔다가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140km/h 후반까지 나오던 구속도 140km/h 초반대에 그치는 모습. 이틀 휴식 후 올라오는 류진욱과 이용찬이 과연 어떤 공을 던질지가 중요하다. 송명기가 일찍 내려갈 경우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는 이용준의 피칭도 열쇠가 될 수 있다.

NC 사령탑 강인권 감독(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NC 사령탑 강인권 감독(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예상: 중반 이후 힘을 내는 NC, 4차전에서 시리즈 종료

NC도 타선의 힘이 빠진 상태라, 쿠에바스가 지난 1차전처럼 크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다만 4일 턴 특수성을 고려하면 아주 긴 이닝 완벽한 호투를 바라는 것도 무리다. NC 역시 초반에 실점할 확률이 높다. 5회까지 양 팀 모두 3점 정도를 주고받는 공방이 예상된다. 결국 두 번째 투수의 투입 시기와 후반 불펜 운영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속에 수비 실책이 나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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