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가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월 22일 “2024 KBO 2차 드래프트를 각 구단의 보안상 비공개 행사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참고로 2021, 2022년 퓨처스 FA제도를 도입한 KBO는 ‘선수 이동이 활발하지 못하다’는 한계를 마주했다. 이 때문에 2019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던 2차 드래프트가 다시 돌아온 것.
2011년부터 격년제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는 리그 상향 평준화 및 선수 출전 기회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간 총 5차례 열린 가운데, NC 다이노스 이재학, 롯데 자이언츠 김성배·오현택, LG 트윈스 김대유 등 히트상품 여럿을 배출한 바 있다.
다만 예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2차 드래프트다. 또 최근 들어 FA 시장 변수로 보호선수 명단에 변화가 생기면서 각 구단의 머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림의 떡” vs “변수 있을 것”…고액연봉 베테랑 향한 시선

22일 예정된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역시 베테랑 선수들의 행선지다. 복수 구단은 즉시전력감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걸로 알려졌다. 분위기 쇄신에 나선 지방 A팀은 베테랑 투수와 거포 야수를 제외했단 얘기가 들려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 문제를 해결한 20대 중후반 선수들도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B팀에서 외야 기대주가, 지방 C팀에서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과 마찬가지로 속구파인 우완 불펜 자원이 함께 풀렸다는 말도 들린다.
또 수도권 D팀이 투·타 고액연봉자 둘을 보호명단에서 제외한 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까닭에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몸집 줄이기, 세대교체 명분 등 D팀을 둘러싼 복합적인 이슈들이 가득한 걸로 풀이된다. 하지만 두 선수가 최근 겪고 있는 기량 하락세가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진다.
투수와 내야수, 가려운 곳이 있다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제대로 긁을 수 있는 상황이다. D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선발 투수 자원과 내야수가 동시에 풀리면서 상위 지명 순서를 가진 팀들의 선택에도 많은 이목이 쏠린다. 심지어 2차 드래프트로 인해 몇몇 팀 FA 협상이 뒷전으로 밀렸을 정도다.
D팀 베테랑 둘의 보호명단 제외는 특히 투수가 필요한 팀과 내야수가 필요한 팀의 귀를 쫑긋 세우게 할 이슈다. 그렇기에 이번 2차 드래프트 결과는 지난 19일부터 열린 FA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FA 선수들의 행선지를 뒤흔들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를 두고 “우리 지명 순서까지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림의 떡’ 비유부터 “탐은 나지만 그만큼 고심할 부분이 크다”는 신중론까지, 야구계 반응도 천차만별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풀린 선수 가운데 그만한 이름들은 없다”며 “둘은 2차 드래프트 시작과 함께 앞다투며 호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어도 1순위인 키움부터 적어도 4순위 롯데 선에서 지명이 끝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한편 선수 지명시 실제로 투자하는 금액은 라운드별로 책정된 양도금뿐만이 아니다. 2차 드래프트는 원소속팀과 맺은 기존 계약을 승계하기 때문이다.
이를 콕 짚어 언급한 야구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고개를 저으며 “다들 잡고는 싶을 텐데, 막상 냉정하게 보면 그런 변수가 하나씩 있다”고 했다. 앞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액 연봉이 가장 걸리는 대목”이라면서도 “또한 잔여 계약 상황도 선수 지명을 멈칫하는 게 만드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2차 드래프트 나비효과는 D팀에도 해당하는 얘기다. 이번 지명 결과에 따라 타이트했던 기존 샐러리캡의 완화 여부가 달렸다. D팀의 전략적인 선택이 의도대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2차 드래프트, 어떻게 진행되나?

이번 2차 드래프트 지명 대상은 정규시즌 종료일 기준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선수, 육성 선수, 군보류 선수, 육성 군보류 선수다. 입단 1~3년차, 당해 자유계약선수(FA), 외국인선수는 지명에서 자동으로 제외된다.
지명 순서는 올 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키움 히어로즈 → 한화 이글스 → 삼성 라이온즈 → 롯데 자이언츠 → KIA 타이거즈 → 두산 베어스 → NC 다이노스 → SSG 랜더스 → KT 위즈 → LG 트윈스가 차례대로 3라운드 지명을 실시한다. 한 구단에서만 최대 4명까지 데려올 수 있다. 하위 3팀 키움, 한화, 삼성은 추가 지명권 2명을 갖는다.
선수를 영입할 때 발생하는 양도금은 1라운드 4억 원, 2라운드 3억 원, 3라운드 2억 원, 4라운드 이하 1억 원에 해당한다. 영입 선수는 1년 동안 FA 보상 선수 지명은 물론이고 다른 팀 양도가 불가하다.
신설된 의무 등록 규정도 핵심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데려온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차기 시즌 KBO리그 엔트리에 등록해야 한다. 1라운드는 50일 이상, 2라운드는 30일 이상이며 3라운드 이하 선수들은 의무 등록 규정이 없다.
지명한 뒤 2년 내로 의무 등록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해당 선수는 기존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이 경우, 원소속팀은 당시 지명 팀에 양도금 절반을 반환해야 한다. 원소속팀이 선수 복귀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