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군단의 에이스 에릭 페디(사진=NC)
공룡군단의 에이스 에릭 페디(사진=NC)

 

[스포츠춘추]

KBO리그의 지배자이자 타이틀 포식자 에릭 페디의 다음 목표는 일본 정복이다. 2023 일본시리즈 준우승팀 오릭스 버펄로스가 페디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 일본 스포츠매체 ‘니칸스포츠’는 11월 28일 “오릭스가 한국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에릭 페디 투수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 오릭스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선발투수 야마사키 사치야도 FA(프리에이전트)로 니혼햄 파이터스와 계약해 선발 두 자리가 빈 상황이다.
* 니칸스포츠는 “올해 2년 차 시즌을 보낸 외국인 투수 제이콥 닉스는 퇴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MVP에 올랐다.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MVP에 올랐다.

 

청룡영화상을 JYP가 지배했다면, 27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의 지배자는 단연 페디였다. 이날 페디는 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3개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투수 부문까지 가져갔다. 여기에 리그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까지 차지하면서 트로피 5개를 거머쥐었다.

니칸스포츠는 페디에 관해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페디는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20승(6패)으로 1위, 평균자책 2.00으로 1위, 탈삼진 209개로 1위에 올랐다. 선동열(1986, 1989, 1990, 1991년), 한화 류현진(2006년), KIA 윤석민(2011년)에 이은 역대 네 번째 투수 트리플 크라운이다. 여기에 한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며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MVP 수상소감에서 페디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기쁘다. KBO리그에 감사드린다. KBO, 그리고 NC라는 팀에 왔기 때문에 이렇게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면서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수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강인권 감독님, 김수경 코치님께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마지막으로 창원이라는 도시에 영광을 돌리고 싶다. 이제 내겐 창원이 제2의 고향이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나 애정은 애정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페디의 내년 시즌 무대는 KBO리그와 창원이 아닌 일본프로야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즌 중에도 일본 여러 구단의 스카우트가 페디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며 영입을 준비해 왔다. 특히 내년 시즌 선발 보강이 시급한 오릭스가 적극적으로 구애를 보내고 있다. 오릭스는 야마모토가 포스팅으로 미국 진출 예정인 가운데, 야마사키마저 FA 자격으로 팀을 떠났다. 야마모토의 포스팅비로 두둑한 재정 여력까지 생길 예정이라 페디 영입전에서 유력 행선지로 주목받고 있다.

‘니칸스포츠’는 “오릭스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야마모토, 국내 FA 권리를 행사해 니혼햄으로 이적하는 야마사키 사치야 등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두 투수가 팀을 떠난다. 16승 투수 야마모토와 11승을 올린 야마사키의 이탈은 큰 타격으로 선발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NC는 아직 페디와 재계약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물론 일본 구단까지 뛰어든 싸움에서 이기긴 쉽지 않다. 외국인 몸값 총액이 400만 불로 제한된 가운데, 재계약 시 추가되는 10만 달러를 반영해도 실제 페디에게 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210만 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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